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므1051,1068 판결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므1051,1068 판결

  • 링크 복사하기
[이혼무효확인,이혼][집42(1)특,581;공1994.6.15.(970),1692]

판시사항

가. 대한민국 법원에서 이혼청구기각판결이 확정된 후 동일한 청구원인으로외국 법원에 제소하여 이혼판결을 받은 경우 그 외국판결의 대한민국에서의 효력

나. 항소심에서 제기하는 반소의 적법 요건

판결요지

가. 동일 당사자 간의 동일 사건에 관하여 대한민국에서 판결이 확정된 후에 다시 외국에서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면 그 외국판결은 대한민국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는 것으로서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민사소송법 제203조 제3호 에 정해진 외국판결의 승인요건을 흠결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대한민국에서는 효력이 없다.

나. 피고가 항소심에서 원고의 청구가 인용될 경우에 대비하여 제기한 예비적 반소는, 원고가 반소 제기에 대하여 부동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본소와 반소의 각 청구원인이 상이한 만큼 원고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다고 할 수 없어 부적법하다.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원고(반소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원서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피고(반소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백 담당변호사 노경래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반소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 및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가 1984.4.9. 혼인신고를 마친 후 결혼생활을 하다가 판시와 같은 경위로 불화가 일어난 결과 1988.1.31. 원고가 집을 나와 친정으로 돌아가게 됨으로써 별거하게 된 사실, 피고가 1988.3.경 원고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첫째 원고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원고의 가출일인 1988. 1. 31. 이래 별거상태가 계속되어 혼인이 파탄상태에 빠졌다는 것, 둘째 원고가 피고의 상관에게 허위의 진정을 하는 등으로 피고와 그 부모에게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하였다는 것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이혼심판청구(이하 제1소송이라 한다)를 제기하였는데, 1989. 12. 8. 위 법원에서 피고가 주된 유책자라는 이유로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항소심에서도 1991.1.18. 같은 이유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피고가 상고하였다가 1991.3.11. 상고를 취하함으로써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 한편 원고는 위 항소심변론종결(1990.12.21.)전인 1990.10.9.경 미국으로 출국하여 뉴욕주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피고는 1991.2.12. 역시 미국으로 출국하여 네바다주에 거주하다가 1991.4.8. 같은 주 클라크군지방법원에 원고를 상대로 이혼청구의 소(이하 제2소송이라 한다)를 제기하면서 청구원인은 네바다주법상의 이혼요건에 맞추어 첫째 성격 등의 불일치로 인한 재결합불능, 둘째 1988.2. 이래 1년 이상의 별거로 주장한 사실, 위 제2소송의 소장부본과 변론기일소환장은 뉴욕주의 원고에게 적법하게 송달되었으나 원고가 그로부터 20일 내에 같은 주 법에 따른 답변이나 변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1991. 5. 16. 원고 불출석으로 궐석재판이 진행된 결과 같은 날 이혼을 허용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된 사실, 피고는 위 제2소송의 승소확정판결에 기하여 1991.5.24. 서울 중구청에 이혼신고를 하고 1991.6.3.에는 소외 인과 혼인신고를 마치고 자식까지 낳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즉, 제1소송과 제2소송의 소송물을 비교해 볼 때 두 소송은 모두 동일 당사자간의 1984.4.9.자 혼인신고에 의한 혼인의 해소라는 동일한 목적을 위한 것이고 비록 청구원인은 다소 다르지만 그 기본적 사실관계는 원고와 피고의 성장과정과 성격이 상이함으로 인한 갈등으로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점 및 1988.1.31. 이후 별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한 사실에 기초하되 다만 우리 민법 과 미국 네바다주법상의 각 이혼요건이 상이하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이에 맞추어 청구원인을 다소 다르게 구성하였을 뿐임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이 동일 당사자간의 동일 사건에 관하여 대한민국에서 판결이 확정된 후에 다시 외국에서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면 그 외국판결은 대한민국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는 것으로서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민사소송법 제203조 제3호 에 정해진 외국판결의 승인요건을 흠결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다른 요건에 대하여 더 판단할 필요 없이 대한민국에서는 효력이 없다 고 판단하고, 피고의 주장, 즉 제2소송의 청구원인에는 원고가 제1소송의 변론종결 전에 피고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미국으로 가버림으로써 피고를 유기하였다는 새로운 사유가 포함되어 있어 제1소송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다.

기록과 관계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제1소송과 제2소송의 각 청구원인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위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소송물 및 기판력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 또는 유기의 개념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다. 소론은 독자적 견지에서 제2소송의 청구원인이 제1소송의 청구원인과 관계 없는 별개의 것이라고 강변하는 데 불과하여 받아들이기 어렵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2)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원심에서 원고의 청구가 인용될 경우에 대비하여 제기한 예비적반소(제1소송의 판결확정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혼인파탄상태를 이유로 한 이혼청구)에 대하여, 원고가 반소제기에 대하여 부동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본소와 반소의 각 청구원인이 상이한 만큼 원고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이를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위 판단 또한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반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 역시 이유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만운(재판장) 김주한 김석수(주심) 정귀호

  • 검색
  • 맨위로
  • 페이지업
  • 페이지다운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