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4. 2. 8. 선고 93도2400 판결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도240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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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도로교통법위반]

판시사항

술을 마신 후 운전을 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심신미약으로 인한 형의감경을 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형법 제10조 3항에 의하면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 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인이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신 후 운전을 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이라면 음주할 때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성을 예견하면서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심신미약으로 인한 형의 감경을 할 수 없다.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형기

원심판결

대전고등법원 1993.7.30. 선고 93노13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피고인과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아울러 본다.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그 거시의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소론이 지적하는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 심신장애에 대한 법리오해나 사고 후 도주운전의 범의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증거의 취사와 사실의 인정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심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믿지 아니하고 불리한 다른 증거를 믿었다 하여 원심이 채증법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논지는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피고인은 술에 만취하여 자신이 교통사고를 내어 사람을 다치게 한 사실이나 도주한다는 사실에 대하여 전혀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은 무죄라고 주장하나,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술에 취하여 있었으나 사물을 변별하고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상실된 상태에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인정하였고,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논지는 또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심신미약 감경을 하지 아니한 것은 위법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형법 제10조 3항에 의하면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심이 판시한 대로 피고인이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신 후 운전을 하여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이라면 피고인은 음주할 때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성을 예견하면서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심신미약으로 인한 형의 감경을 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당원 1992.7.28. 선고 92도999 판결 참조)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 밖에 이 사건 사고 장소와 사고 당시의 차량의 운행속도가 원심판시와 달리 논지가 주장하는 바와 같다 하더라도 모두 판결결과에는 영향이 없는 것들이다.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배만운 김석수 정귀호(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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