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4. 6. 10. 선고 93다30877 판결

대법원 1994. 6. 10. 선고 93다3087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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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료][공1994.7.15.(972),1923]

판시사항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와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의 판단기준

판결요지

공무원이 법령에서 부과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을 계기로 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 제3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기 위하여는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와 제3자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지 아니하면 아니되는 것이고,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이나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인바, 공무원에게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의 보호목적이 사회 구성원 개인의 이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공공일반의 이익이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라면 / 가사 공무원이 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을 계기로 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행위와 제3자가 입은 손해 사이에는 법리상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덕우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정훈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지방자치법 부칙(법률 제4310호, 이하 지방자치법 부칙이라고 한다) 제2조 제2항 은, 동법 에 의한 최초의 시· 도지사 및 시장·군수·자치구의 구청장의 선거는 1992.6.30. 이내에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지방단체의장선거법 제95조 제3항은, 임기 만료로 인한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와 신설된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 및 보궐선거의 선거일은 늦어도 선거일 전 18일에 공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부칙 제6조는, 동법에 의하여 최초로 실시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일은 대통령이 공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대통령인 피고가 지방자치법 부칙 제2조 제2항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일의 최종시한으로 규정한 1992.6.30.로부터 18일 전인 같은 달 12.까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일을 공고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고 인정한 다음, 원고가 피고는 대통령으로서 위 1992.6.12.까지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일을 공고할 의무가 있음에도 위 의무를 위반하여 위 선거일을 공고하지 아니함으로써 법률을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국민의 한 사람인 동시에 법집행기관의 하나인 변호사로서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피고는 자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가 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일을 공고하지 아니한 부작위 행위는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인 위법행위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공무원이 법령에서 부과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을 계기로 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 있어서, 제3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기 위하여는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부작위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와 제3자의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지 아니하면 아니되는 것이고, 이때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이나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인바, 공무원에게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의 보호목적이 사회 구성원 개인의 이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공공일반의 이익이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라면 / 가사 공무원이 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을 계기로 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행위와 제3자가 입은 손해 사이에는 법리상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다(당원 1993.2.12. 선고 91다 43466 판결 참조).

그런데 대통령에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일을 공고하는 의무를 부과한 지방자치법 지방자치단체의장선거법 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를 실시함으로써 보호하려는 목적은, 지방자치행정의 민주성을 도모하고( 지방자치법 제1조 ), 지방자치와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한다( 지방자치단체의장선거법 제1조 )는 공공일반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국민 개인의 인격권 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님이 명백하므로, 위와 같이 공무원인 피고가 위 지방자치법 등의 법률을 위반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일을 공고하지 아니하였고 / 가사 이를 계기로 하여 제3자인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하더라도, 피고가 위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부작위행위와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 사이에는 법리상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는 그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도 없이 기각을 면치 못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 논지는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을 비난하는 것으로서 어느 것도 채용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윤영철 박준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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