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5. 4. 28. 선고 93다26397 판결

대법원 1995. 4. 28. 선고 93다26397 판결

  • 링크 복사하기
[매매계약금반환][집43(1)민,218;공1995.6.1.(993),1950]

판시사항

가. 국토이용관리법 상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의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의 효력

나. ‘가’항의 매매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면 이미 지급한 계약금의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다. ‘가’항의 매매계약상 매매대금이 구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4 제1항제1호 상의 적정가격을 초과하는 경우, 매매계약이 곧바로 무효가 되는지 여부

라. ‘가’항의 매매계약은 당사자 쌍방이 허가신청을 하지 아니하기로 한 의사표시를 명백히 하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는지 여부

마. ‘가’항의 매매계약 당사자 일방이 허가신청 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계약을 일방적으로 철회하여 상대방이 손해를 입은 경우, 손해배상 여부

판결요지

가. 국토이용관리법 상의 규제지역 내의 토지에 대하여 관할도지사의 허가를 받기 전에 체결한 매매계약은 처음부터 위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의 계약일 경우에는 확정적으로 무효로서 유효화 될 여지가 없으나 이와 달리 허가받을 것을 전제로 한 계약일 경우에는 허가를 받을 때까지는 법률상의 미완성의 법률행위로서 소유권 등 권리의 이전에 관한 계약의 효력이 전혀 발생하지 않음은 위의 확정적 무효의 경우와 다를 바 없지만, 일단 허가를 받으면 그 계약은 소급하여 유효한 계약이 되고 이와 달리 불허가가 된 때에는 무효로 확정되므로 허가를 받기까지는 유동적 무효의 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하며, 이러한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는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쌍방이 그 계약이 효력이 있는 것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할 의무가 있다.

나.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이 아닌 유동적 무효 상태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수인이 이에 기하여 임의로 지급한 계약금은 그 계약이 유동적 무효 상태로 있는 한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구할 수는 없고 유동적 무효 상태가 확정적으로 무효로 되었을 때 비로소 부당이득으로 그 반환을 구 할수 있다.

다. 구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4 제1항 제1호 (1993.8.5. 법률 제4572호로 삭제)에서 계약예정금액이 표준지가에 일정한 금액을 합산한 적정가격을 초과하는 경우를 불허가사유로서 정하고 있기는 하나, 한편 같은 조 제2항(1993.8.5. 법률 제4572호로 삭제)에서 도지사는 토지 등의 거래계약허가신청이 이에 해당하여 불허가의 처분을 하고자 할 때에는 미리 그 허가신청인에게 계약예정금액의 조정을 권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당사자는 위 매매계약의 허가신청시 위 매매대금을 그 적정가격의 범위를 초과하지 않도록 자발적으로 변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위 매매대금 그대로 허가신청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관할도지사의 조정권고에 따라 그 가액을 조정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으므로, 이러한 조정이 성립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국토이용관리법 상 계약예정금액에 상당하는 매매대금이 그 적정가격을 초과한다고 하여 그 계약이 곧바로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

라. 유동적 무효 상태의 계약은 관할도지사에 의한 불허가처분이 있을 때 뿐만 아니라, 당사자 쌍방이 허가신청을 하지 아니하기로 의사표시를 명백히 한 경우에도 확정적으로 무효로 된다고 보아야 한다.

마. ‘가’항의 매매계약 자체로서는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는 것이나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는 계약을 효력이 있는 것으로 완성하여야 할 협력의무를 부담하는 한도 내에서의 당사자의 의사표시까지 무효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는 매매계약에 대하여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허가신청을 하여야 할 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매수인이 그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철회함으로써 매도인이 손해를 입은 경우에 매수인은 이 협력의무 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는 이를 배상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태갑

피고, 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0.10.18. 피고로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인 피고소유의 이 사건 토지를 금 165,200,000원에 매수하기로 하고 당일 피고에게 계약금으로 금 17,000,000원을 지급하였는바, 위 매매계약은 구 국토이용관리법(1993.8.5. 법률 제4572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 이하 같다) 제21조의4 제1항 , 같은법시행령 제26조 소정의 적정가격을 초과하여 토지거래허가가 불가능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매매계약은 관할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할 토지거래로서 허가를 받지 않고 체결한 토지 등의 거래계약은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같은 법 제21조의3 제7항의 규정의 취지에 따라 무효라 할 것이므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위 계약금 17,000,000원 상당의 이득을 얻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할 것이니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원을 반환해 줄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다음, 피고의 주장 중, 원고가 위 매매계약의 허가신청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위 매매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는 주장에 대하여는, 위 매매계약이 토지거래허가요건상의 적정가격을 초과하여 그 허가가 불가능하고, 이는 그 허가신청을 위한 원고의 노력여하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하고, 피고가 같은 해 11.9. 위 계약금으로 소외 1과의 판시 토지 및 그 지상건물을 매수하여 계약금으로 금 15,000,000원을 지급하였는데 원고가 일방적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바람에 위 소외 1에게 매매잔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어 위 계약금 15,000,000원을 포기하게 됨으로써 위 계약금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손해배상채권을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계약금반환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주장에 대하여는, 이 사건 매매계약은 같은 법 소정의 적정가격을 초과하여 토지거래허가가 불가능하므로 원고가 위 토지거래허가신청에 있어서 협조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위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되었거나 피고가 그 주장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비록 같은 법 제21조의4 제2항에 관할도지사가 계약예정가액이 적정가격을 초과하여 불허가의 처분을 하고자 할 때에는 미리 그 허가신청인에게 계약예정가액의 조정을 권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 매매대금이 위 법상 “계약예정금액”이라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토지거래허가신청서상 실제거래가액이 아닌 허가조건가액인 금액을 허위기재하기로 매도인과 매수인이 합의한 매매계약도 부정한 방법으로 거래허가를 받기로 한 것으로 같은 법 제31조의2에 위배된 범법행위로서 무효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2. 그런데 국토이용관리법 상의 규제지역 내의 토지에 대하여 관할도지사의 허가를 받기 전에 체결한 매매계약은 처음부터 위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의 계약일 경우에는 확정적으로 무효로서 유효화될 여지가 없으나 이와 달리 허가받을 것을 전제로 한 계약(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의 계약이 아닌 계약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일 경우에는 허가를 받을 때까지는 법률상의 미완성의 법률행위로서 소유권 등 권리의 이전에 관한 계약의 효력이 전혀 발생하지 않음은 위의 확정적 무효의 경우와 다를 바 없지만, 일단 허가를 받으면 그 계약은 소급하여 유효한 계약이 되고 이와 달리 불허가가 된 때에는 무효로 확정되므로 허가를 받기까지는 유동적 무효의 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이러한 유동적 무효상태에 있는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쌍방이 그 계약이 효력이 있는 것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할 의무가 있다

기록에 의하면, 토지거래규제지역 내에 있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이 사건 매매계약은 관할도지사의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할 것을 내용으로 한 계약으로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은 일단 유동적 무효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하며, 비록 구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4 제1항 제1호 에서 계약예정금액이 표준지가에 일정한 금액을 합산한 적정가격을 초과하는 경우를 불허가사유로서 정하고 있기는 하나, 한편 같은 조 제2항에서 도지사는 토지 등의 거래계약허가신청이 이에 해당하여 불허가의 처분을 하고자 할 때에는 미리 그 허가신청인에게 계약예정금액의 조정을 권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당사자는 위 매매계약의 허가신청시 위 매매대금을 그 적정가격의 범위를 초과하지 않도록 자발적으로 변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위 매매대금 그대로 허가신청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관할도지사의 조정권고에 따라 그 가액을 조정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할 것인바, 이러한 조정이 성립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국토이용관리법 상 계약예정금액에 상당하는 이 사건 매매대금이 그 적정가격을 초과한다고 하여 그 계약이 곧바로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임에도, 원심이 이 사건 매매대금을 계약예정금액으로 보아 그 적정가격을 초과한 것으로 설시하고 있으면서도, 관할도지사가 조정을 권고할 계약예정금액에는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보는 전제에서 만연히 이 사건 매매계약이 무효라고 단정한 것은 토지거래규제구역 내의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에 관한 법리를 잘못 오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유동적 무효상태의 계약은 관할도지사에 의한 불허가처분이 있을 때 뿐만 아니라, 당사자 쌍방이 허가신청을 하지 아니하기로 의사표시를 명백히 한 경우에도 확정적으로 무효로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 대법원 1993.7.27. 선고 91다33766 판결 ; 대법원 1993.9.14. 선고 91다41316 판결 등 참조) .,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잔대금지급기일인 1990.12.18.까지 피고에게 잔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자 피고가 같은 달 19. 원고에게 계약의 이행을 촉구하고 같은 달 28.까지 잔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면 계약을 포기하는 것으로 알고 처리하겠다는 통고를 하고, 이에 대해 원고가 이 사건 토지상 계약의 목적인 국민주택건축이 가능함에도, 토지거래허가 내지 국민주택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약하고 계약금의 반환을 요구하는 취지의 통고서를 피고에게 발송한 사실을 엿볼 수 있는바, 그렇다면 원고의 위 통고서가 피고에게 도달된 때 원·피고 쌍방이 이 사건 매매계약에 있어 그 허가신청을 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의사표시를 명백히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 당시 이 사건 매매계약은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미 지급한 위 계약금을 부당이득으로서 그 반환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사건 매매계약이 매매계약 자체로서는 유동적 무효상태에 있는 것이나 유동적 무효상태에 있는 계약을 효력이 있는 것으로 완성하여야 할 협력의무를 부담하는 한도 내에서의 당사자의 의사표시까지 무효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유동적 무효상태에 있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 대하여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허가신청을 하여야 할 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원고가 그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철회함으로써 피고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 원고는 이 협력의무 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는 이를 배상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3.5.25. 선고 93다11005 판결 참조 ).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계약금으로 소외 1과의 사이에 그 판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금으로 금 15,000,000원을 지급하였는데 원고가 일방적으로 앞서의 협력의무를 거절하고 잔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피고가 위 소외 1에게 그 잔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위 계약금을 몰취당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효력이 있는 것으로 완성하여야 할 협력의무를 다하였더라면 관할도지사의 허가는 당연히 나고, 따라서 이러한 손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인지 여부를 더 나아가 심리하여 원고의 협력의무 불이행과 위 손해와 사이의 인과관계 존부에 관하여 판단한 다음, 피고의 상계의 항변 인용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하여 아무런 심리를 않은 채 이를 배척한 원심의 조치에는 필경 토지거래규제지역 내의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당사자 일방이 철회하는 경우의 법률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 검색
  • 맨위로
  • 페이지업
  • 페이지다운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