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토지에 관한 저당권 설정 당시 그 지상에 건물이 토지 소유자에 의하여 건축중이었고, 그 건물의 규모, 종류가 외형상 예상할 수 있는 정도까지 건축이 진전되어 있는 경우 법정지상권의 성부(적극)
나. 법정지상권을 취득할 지위에 있는 자에 대한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에 기한 건물철거청구와 신의성실의 원칙
가. 민법 제366조 소정의 법정지상권은 저당권 설정 당시 동일인의 소유에 속하던 토지와 건물이 경매로 인하여 양자의 소유자가 다르게 된 때에 건물의 소유자를 위하여 발생하는 것으로서,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이 설정될 당시 그 지상에 건물이 위 토지 소유자에 의하여 건축중이었고, 그것이 사회관념상 독립된 건물로 볼 수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건물의 규모, 종류가 외형상 예상할 수 있는 정도까지 건축이 진전되어 있는 경우에는, 저당권자는 완성될 건물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법정지상권을 인정하여도 불측의 손해를 입는 것이 아니며 사회경제적으로도 건물을 유지할 필요가 인정되기 때문에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해석된다.
나. 법정지상권을 취득할 지위에 있는 자에 대하여 토지 소유자가 소유권에 기하여 건물의 철거를 구함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
원고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열래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대지의 소유자였던 소외 1은 1988.2.1. 피고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소외 주식회사 태광건업에게 이 사건 대지와 그 지상에 신축중인 지상구조물(기초공사 및 옹벽공사만 이루어진 상태)을 매도하여 위 소외 회사는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같은 해 2.29. 위 소외 회사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같은 해 5.12. 소외 주식회사 항도상호신용금고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한편 이 사건 대지상의 건물신축공사를 계속하여 1988.9.28. 이 사건 2층 주택과 그 부속건물인 창고, 계단, 변소 등이 완공상태에 이르게 됨에 비로소 이 사건 대지 및 그 지상의 위 건물들을 피고 및 피고의 처인 원심 공동피고 1에게 매도하고, 피고 및 위 원심 공동피고 1은 이를 인도받아 이 사건 대지를 위 건물의 부지 및 마당으로 점유하면서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는 위 원심 공동피고 1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위 건물은 준공허가를 받지 못하여 미등기상태로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증거취사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민법 제366조 소정의 법정지상권은 저당권 설정 당시 동일인의 소유에 속하던 토지와 건물이 경매로 인하여 양자의 소유자가 다르게 된 때에 건물의 소유자를 위하여 발생하는 것으로서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이 설정될 당시 그 지상에 건물이 위 토지소유자에 의하여 건축중이었고, 그것이 사회관념상 독립된 건물로 볼 수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건물의 규모, 종류가 외형상 예상할 수 있는 정도까지 건축이 진전되어 있는 경우에는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해석한다. 왜냐하면 위와 같은 정도로 건축이 진전되어 있는 경우에는 저당권자는 완성될 건물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법정지상권을 인정하여도 불측의 손해를 입는 것이 아니며 사회경제적으로도 건물을 유지할 필요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위 소외 회사가 이 사건 대지를 근저당설정할 당시 그 지상에 건물을 신축하고 있었고, 그로부터 불과 4개월여만에 판시의 2층 주택 및 부속건물이 완공상태에 있었다는 것이므로 근저당권설정 당시에 위 건물의 건축은 외형상 상당한 정도로 진전되어 있었음을 짐작하기 어렵지 아니하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건축의 정도를 심리하여 법정지상권의 성립여부를 판단하고 나아가 이 사건 대지를 원고가 경락받기 이전에 위 건물을 양수한 피고 및 위 원심 공동피고 1이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지 못하여 그 소유권은 여전히 매도인이며 원시취득자인 소외 회사에게 남아 있다 하더라도 동인들이 위 건물을 위한 법정지상권도 양수받기로 하였는지를 심리하여 이 점이 긍인되는 경우, 피고 및 원심 공동피고 1은 채권자 대위의 법리에 따라 전 건물소유자인 소외 회사 및 대지소유자인 원고에 대하여 차례로 법정지상권의 설정등기절차이행을 구할 수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법정지상권을 취득할 지위에 있는자에 대하여 대지소유자인 원고가 소유권에 기하여 건물의 철거를 구함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는 법리이므로 ( 당원 1985.4.9. 선고 84다카1131,1132 판결 ; 1989.5.9. 선고 88다카15338 판결 각 참조), 원심은 위의 사항들을 심리판단함이 없이 위 소외 회사가 이 사건 대지 및 건물을 피고 및 위 원심 공동피고 1에게 매도하였으므로 위 소외 회사가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의 법정지상권에 관한 항변을 배척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미진하고 법정지상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