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소집된 총회에 연고항존자가 참석하여 총회소집이나 대표자선임에 관하여 이의하지 아니한 사실만으로 총회가 연고항존자의 동의에 의하여 소집된 것이라거나 소집절차상의 하자가 치유되어 적법하게 될 것인지 여부(소극)
나. 종원에 관한 새로운 세보가 발간되면 이에 의하여 총회소집통지종원의범위를 확정하여야지 종전의 세보에 의하면 부적법하다 한 사례
가. 종중에 평소 종장이나 문장이 선임되어 있지 아니하고 선임에 관한 규약이나 일반관례가 없으면 현존하는 연고항존자가 종장이나 문장이 되어 총회의 소집권한을 갖는다고 할 것이고,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한 총회소집이라고 하더라도 연고항존자가 소집에 동의하여 그로 하여금 소집하게 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총회소집을 권한 없는 자의 소집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긴 하나,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한 총회에 연고항존자가 참석하여 총회소집이나 대표자선임에 관하여 이의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것만 가지고 총회가 연고항존자의 동의에 의하여 소집된 것이라거나 총회의 소집절차상의 하자가 치유되어 적법하게 된다고 할 수 없다.
나. 종원에 관한 새로운 세보가 발간되면 이에 의하여 총회소집통지종원의 범위를 확정하여야지 종전의 세보에 의하면 부적법하다 한 사례.
문화류씨 좌상공파 14세손 명신공 후손종친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현석
피고(재심원고) 1 외 19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인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을 원고(재심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 종중의 대표자로 선임하고 이 사건 제소결의를 한 1986.6.6.자 원고 종중의 총회는 당시 원고 종중의 연고항존자이며, 문장이라고 자처하는 소외 2에 의하여 소집되었으나, 사실은 당시 원고 종중의 연고항존자는 소외 3이었고, 원고 종중에는 대표자 선임에 관한 규약이나 관례가 없었다고 확정하고, 따라서 위의 총회는 적법한 소집권자에 의하여 소집되지 않았으므로 거기에서 이루어진 대표자선임결의는 부적법하여 무효라고 판단하고, 나아가 위 소외 3은 위의 총회를 소집하지는 않았지만 그 총회에 참석하여 그 총회소집 및 대표자선임에 관하여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 종중의 고문으로 추대되어 묵시적으로 총회소집 및 대표자선임에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고, 그렇다면 위의 총회는 위 소외 3의 동의하에 소집된 것이어서 비록 그가 소집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부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종중에 평소 종장이나 문장이 선임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선임에 관한 규약이나 일반관례가 없으면 현존하는 연고항존자가 종장이나 문장이 되어 총회의 소집권한을 갖는다고 할 것이고,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한 총회소집이라고 하더라도 연고항존자가 그 소집에 동의하여 그로 하여금 소집하게 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총회소집을 권한 없는 자의 소집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긴 하나 ( 당원 1983.2.8. 선고 82다카834 판결 ; 1985.10.22. 선고 83다카2396,2397 판결 각 참조), 이와는 달리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한 총회에 연고항존자가 참석하여 그 총회소집이나 대표자선임에 관하여 이의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것만 가지고 그 총회가 연고항존자의 동의에 의하여 소집된 것이라거나 그 총회의 소집절차상의 하자가 치유되어 적법하게 된다고 할 수 없다.
3. 더욱이 갑 제6호증(회의록)에 의하면 위의 총회는 위 소외 3의 문장자격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위 소외 2가 원고 종중의 문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하였고, 위 소외 3은 어떠한 발언도 한 바 없고 회장단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고문으로 선정 발표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총회의 진행과정에 비추어 볼때 원심의 인정사실만으로 위 소외 3이 총회소집에 동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고, 위의 총회가 소집권자인 위 소외 3의 동의하에 소집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종중총회의 소집권자와 그 소집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종중총회가 적법하게 개최되었다고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논지는 이유 있다.
제2점에 대하여
1. 또 원심은, 1984년에 발간된 문화류씨세보에 의하면 위의 총회소집 당시 원고 종중의 종원은 내발산동에 거주하는 187명과 대림동에 거주하는 110명 합계 297명이 있었는데, 위의 총회는 내발산동 거주 종원을 중심으로 하여 소집되어, 일부 대림동 거주 종원들에게는 통지를 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1974년에 발간된 문화류씨세보에는 대림동 거주 종원이 등재되어 있지 않았고 대림동 거주 종원들은 위의 총회 당시까지 문화류씨 명신공의 시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아니하여 위의 총회를 소집한 소외 2나 그 소집통지의 실무를 담당한 소외 4는 대림동 거주 종원이 등재된 1984년 발간된 세보의 존재 및 내용을 모르고 1974년 발간된 세보를 토대로 하여 종원의 소재를 파악하고 이에 더불어 시제에 참석하는 종원들을 통하여 대림동 거주 종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수소문하여 대림동 거주 종원 중 소재가 파악된 종원들에게는 소집통지를 하였고, 이와 같은 경위로 213명의 종원에 대하여 연락이 가능한 소재를 파악하여, 그 통지방법으로 종원간에 부자 또는 형제간 등이어서 상호연락이 가능한 종원에 대하여는 그들끼리 통지하여 줄 것을 바라는 취지를 부기하여 그들 중 1인에게만 통지하는 방법을 취하여 125명에게 총회소집을 통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렇다면 위의 총회소집통지인으로서는 1974년 발간된 세보에는 없다가 1984년 발간된 세보에 새로 등재되었고 명신공시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대림동 거주 종원들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었던 것이므로,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그들에 대하여 소집통지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위의 총회가 부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종중의 구성원은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이상의 남자이면 누구나 당연히 그 구성원이 되는 것이므로 그 구성원은 해마다 달라지게 되는 것이고, 따라서 새로운 세보가 발간되었다면 당연히 이에 의하여 연락 가능한 종원들의 범위를 확정하여야지 종전의 세보에 의하여서는 아니될 것임은 당연한 이치인데, 을 제26호증의 40, 53(문화유씨좌상공파보)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의 총회를 소집한 위 소외 2나 그 소집통지의 실무를 담당한 위 소외 4는 모두 새로 발간된 세보에도 등재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원고 종중의 문장임을 자처하는 위 소외 2가 1984년도에 세보가 발간된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경험법칙상 수긍이 가지 아니하고, 그렇다면 원심이 인정한 방법으로 한 총회의 소집통지가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점을 지적하는 논지도 이유 있다.
다만 갑 제10호증(시제회의록)의 기재와 증인 소외 4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 종중의 1988년의 시제에서 종원 35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1986.6.6.자 총회에서 대표자로 선임한 위 소외 1을 원고 종중의 대표자로 추인하는 결의를 하였다는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결의의 사실 여부나 이것이 적법하고 유효한 것인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