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없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 유무(소극)
나.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요구되는 근로자의집단적 의사결정방법
다.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못하여 무효인 경우 그 후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다만 그것이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만한 것이 아닌 한 효력이 없다.
나.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요구되는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이라 함은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근로자가 일시에 한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다.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함에 있어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에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이 없어 종전 취업규칙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은 그 변경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렇다는 것일 뿐, 그 변경 후에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하고, 기득이익의 침해라는 효력배제사유가 없는 변경 후의 취업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까지 그 변경의 효력을 부인하여 종전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갑배
한국방송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평우 외 3인
원심판결 중 원고의 재입사 후 퇴직에 따른 퇴직금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취업규칙의 작성, 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 변경할 수 있으나, 다만 그것이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만한 것이 아닌 한 효력이 없다 는 것이 당원의 일관된 견해이다( 당원 1978.9.12. 선고 78다1046 판결 , 1989.5.9. 선고 88다카4277 판결 , 1990.3.13. 선고 89다카24780 판결 각 참조).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1981.1.27.자로 개정된 피고 공사의 보수규정은 퇴직금지급률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것으로서 그 변경에 있어 개정전 보수규정의 적용을 받고 있던 직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음은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고, 한편 위 보수규정의 개정이 소론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당한 목적과 정부방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거기에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결국 이를 무효로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없다.
소론은 피고 공사의 공영 보도기관으로서의 특성과 규모의 방대성 등을 내세우면서 당시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직원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다고 주장하나,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요구되는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이라 함은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근로자가 일시에 한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되는 것으로서 ( 당원 1992.2.25. 선고 91다25055 판결 참조), 피고 공사의 경우 이러한 방법에 의한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는 것마저 불가능하였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2. 원심은 원고나 그 밖에 다른 퇴직자들이 지금까지 개정된 보수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이의 없이 수령해 왔다는 등 사정만으로 무효인 위 보수규정의 개정을 추인하였다거나 위 보수규정 개정의 효력을 다투는 원고들의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또한 위 보수규정의 개정 이후에 결성된 노동조합이 피고와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위 보수규정의 개정을 추인하였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이에 관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이 논지 또한 이유 없다.
3.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함에 있어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에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어 종전 취업규칙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된다 함은 앞에 설시한 바와 같으나, 이는 그 변경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렇다는 것일 뿐, 그 변경 후에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하고, 기득이익의 침해라는 효력배제사유가 없는 변경 후의 취업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까지 그 변경의 효력을 부인하여 종전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 당원 1992.12.22. 선고 91다45165 전원합의체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확정한 바에 의하면, 원고는 1973.3.1. 피고 공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86.3.31. 정년퇴직한 후 같은 해 4.7. 재입사하여 1989.12.31.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는 것이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1981.1.27. 개정된 피고공사의 퇴직금지급에 관한 보수규정이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없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것이어서 무효라 하더라도 이러한 법리는 원고가 위 규정의 변경 전 기존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가 퇴직한 경우에 해당하는 사안, 즉 1986.3.31. 정년퇴직에 따른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서 적용될 수 있을 뿐이지, 그 변경 후 다시 재입사하여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가 퇴직함에 따른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적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가 1986.4.7. 피고 공사에 재입사한 후 퇴직함에 따른 퇴직금의 산정까지도 1981.1.27. 개정된 피고공사의 보수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개정 전의 보수규정에 의하여 퇴직금을 산정하고 말았으니 이는 취업규칙변경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4. 이에 원심판결 중 원고의 재입사 후 퇴직에 따른 퇴직금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나머지 상고는 이를 기각하고 그 부분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