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 소정의 “중대한 과실”의 의미
나. 부당이득반환청구에 있어서 이득의 의미(=실질적 이익)와 법률상 원인없이 건물을 점유하고 있으나 이를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 수익할 수 없었던 경우 실질적인 이익 유무(소극)
가. 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하게 결여한 것을 말한다.
나. 부당이득반환청구에 있어서 이득이라 함은 실질적인 이익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건물을 점유하고 있다 하여도 이를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수익할 수 없었다면 본래의 용도에 따른 실질적인 이익을 얻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가. 민법 제109조 제1항 나. 민법 제741조
원고(반소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성렬
피고(반소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병후
원심판결 중 본소의 차임상당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이 상고기각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피고(반소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1.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의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서제출기간경과 후에 제출되었으므로 위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한도 내에서 판단한다)
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하게 결여한 것을 말하는 것인바 ,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약 2개월 이전부터 씨비닐을 생산, 판매하기 위하여 사무실을 차린 뒤 기계발주 및 제품생산계획을 세우고 씨비닐생산공장을 물색하다가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하게 된 것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건물에 씨비닐생산공장의 설치허가를 받아 공장을 경영할 동기에서 위 건물을 임차하려고 하였다면, 피고로서는 먼저 위 건물에 그가 경영하고자 하는 공장의 신설이 가능한지를 관할관청에 알아 보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또 이와 같이 알아보았다면 쉽게 위 건물에 대한 공장신설허가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가 이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 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다. 다만 원심이 피고가 위 계약 당시 위 건물에 관한 건축물관리대장이나 지적공부 등을 조사하지 아니한 점에도 과실이 있는 것처럼 설시한 부분은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적절하지 못한 판시이나 판결결과에 영향이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같은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는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뒤에도 임차목적물인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함으로써 법률상 원인없이 차임 상당의 이득을 얻고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 대하여 임대차 종료 후부터 1990.5.1. 이전의 부당이득금 500,000원과 위 일자 이후부터 위 건물을 명도할 때까지 약정차임 상당액인 매월 700,000원의 비율에 의한 부당이득금의 반환을 청구한 데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뒤에도 임대차목적물인 위 건물을 점유한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매월 차임상당액인 7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위 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하였음를 이유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에 있어서 이득이라 함은 실질적인 이익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건물을 점유하고 있다 하여도 이를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 수익할 수 없었다면 본래의 용도에 따른 실질적인 이익을 얻은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 당원 1984.5.15. 선고 84다카108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와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의 용도를 공장으로 정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피고는 위 건물을 씨비닐생산공장으로 사용하려고 하였으나 위 건물소재지역은 구 공업배치법 에 의하여 공장신설허가가 나지 않는 지역이어서 임대차계약상의 본래 목적인 공장으로 사용, 수익할 수 없었던 사실이 엿보이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가 임대차계약기간 종료 후에 위 건물을 점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의 목적에 따른 사용, 수익을 전제로 한 약정차임 상당의 실질적인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종료 후 피고의 이 사건 건물의 사용, 수익방법과 그로 인하여 얻은 실질적인 이익의 내용에 관하여 심리를 해보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름이 없이 피고가 위 건물을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공장으로서의 사용, 수익에 대한 약정차임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이라고 인정하여 그 이득의 반환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음은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기록에 의하여 상고장 및 상고이유서 기재내용을 살펴보아도 피고는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부분 중 반소부분에 관하여는 아무런 상고이유를 개진하고있지 않으므로 이 부분 상고는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본소의 차임상당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며 이 상고기각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