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2. 7. 24. 선고 91다34073 판결

대법원 1992. 7. 24. 선고 91다3407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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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공1992.9.15.(928),2516]

판시사항

가. 노동조합이 사용자측과 퇴직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소급적으로 동의하거나 승인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도 그 동의나 승인의 효력이 생기는지 여부(소극)

나. 단체협약 부칙에 “단체협약 시행일 이전에 발생한 모든 사항은 이 협약에 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특별히 퇴직금 지급률의 변경을 위한 취업규칙의 개정에 관한 사항을 배제하지 않은 경우 노동조합이 퇴직금 지급률의 변경에 관하여 소급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볼 것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가.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하여 체결하는 협정으로서, 노동조합이 사용자측과 기존의 임금, 근로시간, 퇴직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소급적으로 동의하거나 이를 승인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 동의나 승인의 효력은 단체협약이 시행된 이후에 그 사업체에 종사하며 그 협약의 적용을 받게 될 노동조합원이나 근로자들에 대하여만 생기고,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 이미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위와 같은 효력이 생길 여지가 없다.

나.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체결한 단체협약 부칙에 “단체협약 시행일 이전에 발생한 모든 사항은 이 협약에 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 경우 위 단체협약에서 특별히 퇴직금 지급률의 변경을 위한 취업규칙의 개정에 관한 사항을 배제하는 내용의 규정을 두지 않았으므로 노동조합은 위 단체협약에 의하여 퇴직금 지급률의 변경에 관하여도 소급적으로 동의한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위 단체협약 부칙의 의미를 장래에 향하여만 효력을 승인한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13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승헌

피고, 상고인

중소기업진흥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재혁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9, 원고 10, 원고 11, 원고 12, 원고 13, 원고 14에 대한 피고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 소송대리인의 원고 1, 원고 2, 원고 3, 원고 4, 원고 5, 원고 6, 원고 7, 원고 8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하여 체결하는 협정으로서, 노동조합이 사용자측과 기존의 임금, 근로시간, 퇴직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소급적으로 동의하거나 이를 승인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 동의나 승인의 효력은 단체협약이 시행된 이후에 그 사업체에 종사하며 그 협약의 적용을 받게 될 노동조합원이나 근로자들에 대하여만 생기고,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 이미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위와 같은 효력이 생길 여지가 없다 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공단과 그 노동조합이 1989.4.15.에 체결한 단체협약 부칙의 경과조치에 관한 규정에서 기존의 근로조건을 승인하고 있으나 위 원고들은 단체협약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피고 공단으로부터 퇴직한 사실을 적법히 인정한 후 위 원고들에 대해서는 위 단체협약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는 정당하고, 이와 달리 피고 공단 노동조합이 위 단체협약으로서 1982.4.29.자 퇴직금 지급규정의 개정에 소급적으로 동의하였으므로 그 이전에 퇴직한 위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도 위 개정된 퇴직금 지급규정이 유효하다는 취지의 상고이유는 독자적인 견해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피고 소송대리인의 원고 9, 원고 10, 원고 11, 원고 12, 원고 13, 원고 14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1982.4.29.자로 피고 공단 직원들의 퇴직금 산정요소인 퇴직금 지급률을 하향조정하는 내용의 퇴직금 지급규정을 개정하면서 피고 공단 소속 직원들의 의견청취나 동의절차 없이 이사회의 의결만을 거친 후 상공부의 승인을 얻어 시행한 사실과 그 후 피고 공단의 직원들이 1988.12.21.경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1989.4.15.피고 공단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그 협약 제4조에서 「피고 공단은 이미 실시하고 있는 근로조건을 어떤 명목으로도 저하시킬 수 없다」고 규정하는 한편 경과규정으로 부칙 제4조에서 「위 단체협약 시행일 이전에 발생한 모든 사항은 위 협약에 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이를 같은 날부터 시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취업규칙의 작성 변경권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다고 할 것이지만 취업규칙에 정한 기존의 근로조건의 내용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데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러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에 의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한 동의가 없는 취업규칙은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인 바, 위 개정된 퇴직금 지급규정은 개정 전의 그것보다 퇴직금 지급률의 계산에 있어서 직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음이 명백하므로 위 개정된 퇴직금 지급규정은 무효이고, 다만 피고 공단과 그 노동조합이 1989.4.15.에 체결한 단체협약 부칙 제4조에서 기존의 근로조건을 모두 승인하고 있는 이상 위 개정된 퇴직금지급규정에 대하여도 그 효력을 승인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지만 위 협약 규정의 취지는 위 단체협약 시행일 이전에 취득한 근로자의 기득권을 소급하여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장래에 향하여 개정된 퇴직금 지급규정의 효력을 승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위 협약이 시행되기 전인 1989.4.14.까지의 근속기간에 대하여는 개정전의 퇴직금 지급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 공단 노동조합은 1988.12.21.에 설립된 다음 1989.4.15.에 피고 공단과 최초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서, 위 단체협약 부칙 제4조의 규정을 둔 것은 피고 공단이 1979.1.4. 설립된 이후 위 단체협약 체결시까지 사이에 노사관계에서 발생하였던 근로조건 등의 모든 사항에 관하여 노동조합이 그 효력을 소급적으로 승인하는 취지라고 보여지는바, 위 단체협약에서 특별히 퇴직금 지급률의 변경을 위한 위 1982.4.29.자 취업규칙의 개정에 관한 사항을 배제하는 내용의 규정을 두지 않았으므로 노동조합은 위 단체협약에 의하여 퇴직금 지급률의 변경에 관하여도 소급적으로 동의한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위 단체협약 부칙의 의미를 원심과 같이 장래에 향하여만 효력을 승인한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퇴직금지급률의 변경이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의 유효요건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사후에 근로자들이 이에 관하여 소급적으로 동의한 경우에는 그 변경 이후부터 동의하기 전까지 사이에 퇴직한 근로자와 그 동의 후에 퇴직한 근로자 사이에 적용할 퇴직금 지급률에서 차이가 생기게 되지만 퇴직금청구권은 후불적 임금으로서 퇴직시에 비로소 발생하는 권리 ( 당원 1991.6.28.선고 90다14560 판결 참조)이므로 그와 같은 결과는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공단 노동조합이 1989.4.15.자 단체협약에 의하여 1982.4.29.자 퇴직금 지급규정의 개정에 소급적으로 동의함으로써 단체협약의 시행 후에 퇴직한 직원에 대하여는 개정된 퇴직금 지급규정이 시행된 때부터 개정된 퇴직금 지급률이 적용되어어야 할 것이므로 위 원고들의 퇴직금 산정에 대하여도 개정된 퇴직금 지급규정의 퇴직금 지급률이 적용되어야 할 것인데도, 원심은 위 단체협약 부칙의 규정을 잘못 해석하여 위 원고들에게 퇴직금 지급규정의 개정 이후부터 단체협약 시행전까지에 대하여 개정 전 퇴직금 지급규정의 퇴직금 지급률을 적용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어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피고의 원고 9, 원고 10, 원고 11, 원고 12, 원고 13, 원고 14에 대한 상고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원고들에 대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며 이 부분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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