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1. 10. 25. 선고 91다22605, 22612(반소) 판결

대법원 1991. 10. 25. 선고 91다22605, 22612(반소)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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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명도등][공1991.12.15.(910),2822]

판시사항

가. 원심에서 확장된 청구부분이 재판의 탈루에 해당하여 아직 원심에 계속되어 있다고 본 사례

나. 임대차가 종료된 후 임차인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하여 목적물을 유치하는 경우의 임대목적물 보존에 대한 주의의무의 정도 및 그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의 소재

다. 위 '나'항의 경우 임차인이 임대인 명의로 사용한 전기, 전화요금을 납부하지 않아 전기의 동력선이 끊기고, 임대인 명의의 전화가입권이 말소됨으로써 임대인이 입은 손해가 임대차보증금반환 채권액에서 공제되어야 할 손해인지 여부(적극)

라.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인용금액을 감액하는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항소심판결 선고시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 소정 이율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원심에서 확장된 청구에 관하여 판결주문에서조차 그 판단이 없어서 이 부분 청구가 재판의 탈루로 보여지고 아직 원심에 계속되어 있다고 본 사례.

나. 임대차 종료 후 임차인의 임차목적물 명도의무와 임대인의 연체차임 기타 명도시까지 발생한 손해배상금 등을 공제하고 남은 임대보증금반환 채무와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것이어서 임차인은 이를 지급받을 때까지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하여 목적물을 유치하면서 명도를 거절할 권리가 있는 것이나, 임차인은 임차목적물을 명도할 때까지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이를 보존할 의무가 있어, 이러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임대목적물이 멸실, 훼손된 경우에는 그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채무가 발생하며, 임대목적물이 멸실, 훼손된 경우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다. 위 "나"항의 경우 임차인이 임대인 명의로 사용한 전기, 전화요금을 납부하지 않아 전기의 동력선이 끊기고, 임대인 명의의 전화가입권이 말소됨으로써 임대인이 그 전화 및 전기동력선 등의 재설치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등 손해를 입었다면 임차인으로서는 그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으므로 이는 임대차보증금반환 채권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라. 항소심에서 채무자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1심 인용금액을 일부 감축하는 판결을 선고한 것이 채무자가 항소심판결 선고시까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였기 때문이고 또 그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항소심판결 선고시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이율을 적용하여서는 안된다.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반소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석호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반소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용규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반소피고)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반소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피고(반소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이 원심에 계속중이던 1990.2.27. 청구취지확장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를 원심에 제출하여 제8차 변론기일인 1991.3.8.에 이를 진술함으로써 그 청구의 범위가 최종적으로 확정되었는바 이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전기료 대납금 1,071,060원 및 검증감정비 금 1,200,000원 등의 지급을 청구하였는데도 원심이 이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음은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원심판결 주문을 그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의 기재 등과 함께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이 부분 청구에 관하여는 판결주문에서조차 그 판단이 없어서 이 부분 청구는 재판의 탈루로 보여저 아직 원심에 계속되어 있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제출한 상고장의 기재와 첩부된 인지액을 검토하여 보더라도 이부분 청구는 원고가 상고로 불복한 범위에 포함되어 있지도 아니하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없다.

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피고가 목욕탕 영업을 위하여 원고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할 당시부터 보일러 버너 및 과열기 등의 고장, 온수파이프의 노후, 부식으로 인한 누수 등 목욕탕 영업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을 정도의 하자가 있었는데도 임대인인 원고가 이를 전면적으로 수리하여 피고가 위 건물을 사용, 수익하는 데 필요한 상태를 유지시켜 줄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피고가 이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임대차계약 해지통지를 함으로써 위 건물임대차계약이 유효하게 해지되었다고 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원심판결이 설시한 증거관계에 비추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그 과정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다.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피고의 해지에 의하여 1987.11.16.경 종료된 후, 피고는 원고로부터 임차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하여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하여 위 건물을 소외 1을 시켜 점유, 관리하게 하여 오다가, 1988.6.7.경에 이르러 원고측에게서 위 건물을 명도해 주면 보증금을 반환하겠다고 하자 같은 날 소외 1을 위 건물에서 퇴거시킨 사실, 소외 1은 위 건물에서 퇴거할 때 피고로부터 위 건물 4층 방 1칸 부분을 전차하였던 소외 2가 이사하면서 남겨두었던 옷가지 등을 가져갈 수 있도록 위 건물 출입문을 잠그기만 하고 셔터를 내려놓지 않았던바, 원·피고 사이에 보증금 반환에 관하여 결국 합의가 성립되지 않아 원고가 위 건물을 명도받지 않음으로써 원·피고 아무도 위 건물을 관리하지 아니하여 방치된 상태에서 제3자가 건물에 침입하여 시설물 등을 손괴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에 원고가 법원에 그에 대한 증거보전신청을 하여 같은 해 8.25. 법원에서 위 건물을 검증하기에 이르렀는데, 검증 당시 원고의 처가 자신이 소지하던 열쇠를 가지고 위 건물의 문을 열었으며, 피고는 그 즈음에야 위 소외 2에게 전차보증금 1,500,000원을 반환하고 동인이 남겨두었던 소지품을 모두 치우게 한 사실을 각 인정한 후, 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1988.8.25.경 피고로부터 이 사건 건물 4층 방 1칸 부분을 전차하였던 소외 2을 건물로부터 완전히 퇴거시킴으로써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을 명도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위 사실인정에 관하여 원심이 설시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건물 명도시기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건물의 명도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라.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하던 기간중 건물 보존을 위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위 건물과 그 내부 시설물, 보일러실 기기 등이 망실되거나 파손 또는 산화 부식되어 못쓰게 되었고, 그 밖에 원고 명의로 사용한 전기, 전화요금을 납부하지 않아 전기의 동력선이 끊기고, 원고 명의의 전화가입권이 말소됨으로써 그 전화 및 전기 동력선 등의 재설치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등 손해를 입었다면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그 손해배상을 청구한 데 대하여, 피고 또는 피고를 대리한 소외 1이 위 건물 점유자로서 그 보존을 다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위 건물의 출입문을 잠그기만 하고 셔터를 내리지 않은 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의무를 게을리하여 제3자가 위 건물에 침입하여 건물의 시설물을 손괴하였으므로, 원고는 그 복구에 소요되는 비용인 유리, 창호, 사슈 등 철거비와 보수비, 거울벽, 위생기구 등 보수비 합계 금 3,526,657원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면서도, 원고가 배상을 청구하는 그 밖의 손해에 대하여는, 피고의 부주의로 그와 같은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대한 원고측의 증거들을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하고 그 밖에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특히 전화가입권이 말소된 데 따른 손해와 보일러 기기 등의 산화 부식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임대차계약 해지 후 임대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하여 이 사건 건물을 유치하고 있던 피고로서는 그와 같은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마저 없다면서 이에 관한 원고의 본소 청구 일부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임대차 종료후 임차인의 임차목적물 명도의무와 임대인의 연체차임 기타 명도시까지 발생한 손해배상금 등을 공제하고 남은 임대보증금 반환채무와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것이어서 임차인은 이를 지급받을 때까지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하여 목적물을 유치하면서 명도를 거절할 권리가 있는 것이나( 당원 1989.2.28. 선고 87다카2114, 2115, 2116 판결 등 참조), 임차인은 임차 목적물을 명도할 때까지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이를 보존할 의무가 있어, 이러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임대 목적물이 멸실, 훼손된 경우에는 그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채무가 발생하며, 임대 목적물이 멸실, 훼손된 경우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채용한 갑 제4호증(감정평가서) 등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을 원고에게 명도할 무렵 위 건물에는 원심이 인정한 이외에 건물내부 시설물과 비품 및 보일러 기기 등의 망실, 훼손 등 임대차 개시 당시에 없었던 하자가 발생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임차인인 피고가 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려면 그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더우기 원심은 원고가 피고의 관리소홀로 목욕탕 보일러 및 배관재 등이 훼손된 데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부분에 관하여, 보일러, 예열기, 파이프등급탕, 급수시설이 장기간 사용하지 않아 산화 부식되어 재사용시 보수가 필요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임대차계약 종료 후 임차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하여 건물을 유치하고 있던 피고로서는 보일러실 기기 등의 자연산화 부식까지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는 없다고 판시하였으나, 위 건물의 임차인인 피고로서는 임대차 종료 후라 하더라도 이를 명도하기 전까지는 보일러 등 목욕탕건물 부수시설의 산화 부식으로 인한 훼손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주의의무를 게을리함으로써 생긴 손해에 대하여는 피고에게 그 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밖에 원고가 청구하는바, 이 사건 건물 임대차 개시 후 피고가 원고 명의로 사용한 전기, 전화요금을 납부하지 않아 전기의 동력선이 끊기고, 원고 명의의 전화가입권이 말소됨으로써 그 전화 및 전기 동력선 등의 재설치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등 손해를 입었다는 부분에 대하여도 그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면 피고로서는 그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부분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본소 청구를 배척하는 한편, 피고가 반소로서 청구하는 임대보증금 반환채권액에서 그 손해액을 공제하지도 아니하였음은 임차건물 보존을 위한 임차인의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을 저질러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제1,2점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의 명도시기를 1988.8.25.경으로 본 원심의 판단이 옳다 함은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와 다른 견해에서 원심판결을 비난하는 소론은 채용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나. 제3의 가,나,다 점에 대하여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하여 목욕탕 영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기간이 약 50일 정도라고 본 원심의 인정판단은 원심거시의 증거에 비추어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다. 제3의 라 점에 대하여

항소심에서 채무자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1심 인용금액을 일부 감축하는 판결을 선고한 것이 채무자가 항소심 판결 선고시까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였기 때문이고 또 그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항소심 판결 선고시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이율을 적용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 당원 1991.7.26. 선고 90다15488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반소로 청구하고 있는 이 사건 건물 임대보증금 반환채권의 범위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고 항소심에서 피고의 미지급 차임 채무를 추가로 공제하여 제1심 인용의 잔여 임대보증금액이 감액된바 있어 그에 관한 원고의 항쟁은 상당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원심이 그 판결 선고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이율을 적용하지 않은 조치는 정당하고 논지는 이유없다.

이에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며,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부분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우동 김상원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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