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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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공1992.3.15.(916),927]

판시사항

가.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갖기 위한 요건

나.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 쟁의행위 전체의 정당성의 판단기준

다. 노동조합이 쟁의기간 중 다른 한편으로 조합원의 고용직 공무원으로의 환원운동을 한 바 있거나 회사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과다한 요구를 하고 있어도 쟁의행위가 부당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라.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발령권의 한계

마. 근로계약상의 근로장소에 위반하여 전직명령한 것이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는 점, 전직명령이 이루어진 시기와 그 경위 등에 비추어 전직명령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를 거부한 것을 이유로 한 해고도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갖추기 위하여는 우선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고, 그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하며, 또 그 방법과 태양이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거나 기타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한다.

나.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노동조합이 회사에 대하여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의 개선을 위한 요구를 계속하였고, 또 그에 관하여 노사간에 진지한 교섭을 장기간에 걸쳐 벌여 온 점에 비추어 보면, 노동조합이 다른 한편으로 조합원인 미화원들의 신분을 고용직 공무원으로 환원되도록 하여 달라고 외부기관에 진정하고 조합원들이 쟁의기간 중 같은 내용이 적힌 리본을 착용한 바 있어도 이는 대외적 활동이거나 쟁의행위의 부차적 목적에 지나지 아니하고 쟁의행위의 직접적이고 주된 목적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때문에 쟁의행위가 부당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 없고, 또 노동조합이 회사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체교섭의 단계에서 조정할 문제이지 노동조합측으로부터 과다한 요구가 있었다고 하여 막바로 그 쟁의행위의 목적이 부당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한 사례.

라.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사용자에게 인정하여야 할 것이나, 그것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또는 제105조 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또 근로계약상 근로의 장소가 특정되어 있는 경우에 이를 변경하는 전직이나 전보명령을 하려면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마. 근로계약상 근로의 장소가 국회현장으로 되어 있는 미화원인 근로자를 다른 곳으로 전직명령한 것은 비록 승진이기는 하나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는 점, 전직명령이 이루어진 시기와 그 경과 등에 비추어 그 전직명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라기보다는 근로자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그에 대하여 한 불이익처분으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며 따라서 이를 거부한 것을 이유로 한 해고도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세왕진흥기업주식회사 소송대리인 청조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강기원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보조참가인 1 외 5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심리를 미진하거나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실관계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다면 원고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및 소외 1, 소외 2, 소외 3, 소외 4들을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 또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도 수긍이 된다.

2.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갖추기 위하여는 우선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고, 그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하며, 또 그 방법과 태양이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거나 기타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정당한 범위내의 것이어야 하는바 ( 당원 1991. 5. 14. 선고 90누4006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세왕진흥기업 위생관리노동조합의 이 사건 쟁의행위는 그 목적, 시기와 절차방법 등에서 정당한 것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그리고 하나의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뺏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위 노동조합은 원고 회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국회에서 근무하는 미화원들의 신분을 국회고용직 공무원으로 환원되도록 하여 달라는 취지의 진정을 대통령, 국회, 정당 및 언론기관 등에 계속하였고, 쟁의기간 중 “고용직으로 환원하라”는 리본을 착용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나,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위 노동조합은 원고 회사에 대하여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의 개선을 위한 요구를 계속하였고, 또 그에 관하여 노사간에 진지한 교섭을 장기간에 걸쳐 벌여 온 점에 비추어 보면, 위 노동조합의 고용직 공무원에로의 환원운동은 대외적 활동이거나 쟁의행위의 부차적 목적에 지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쟁의행위의 직접적이고 주된 목적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때문에 이 사건의 쟁의행위가 부당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 없고, 위 노동조합이 원고 회사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체교섭의 단계에서 조정할 문제이지 노동조합측으로부터 과다한 요구가 있었다고 하여 막바로 그 쟁의행위의 목적이 부당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고, 원고 회사가 참가인들을 해고한 것이 정당방위나 자구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며, 이 해고가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4.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사용자에게 인정하여야 할 것이나, 그것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또는 제105조 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당원1991.2.22. 선고 90다카27389 판결 참조), 또 근로계약상 근로의 장소가 특정되어 있는 경우에 이를 변경하는 전직이나 전보명령을 하려면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할 것인데, 이 사건에서 원고 회사가 근로계약상 근무장소가 국회현장으로 되어 있는 참가인 박종만을 다른 곳으로 전직명령한 것은 이것이 승진이기는 하나 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고, 한편 위 참가인에 대한 전직명령의 시기가 노사 간의 노동쟁의가 한창인 무렵에 이루어진 점, 사용자인 원고 회사가 노동조합의 활동을 주도한 조합간부들만을 재계약포기의 방법으로 해고함과 동시에 위 참가인에 대하여는 노동조합활동을 할 수 없는 곳으로 전직시킴으로써 조합활동상 불리한 조치를 한 점, 위 전직명령이 업무상의 정상적인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전직명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라기보다는 위 참가인의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그에 대하여 한 불이익처분으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이를 거부한 것을 이유로 한 해고도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5.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참가인이나 소외인들이 해고된 후의 소론의 사정을 참작한다 하더라도 원고가 한 해고가 정당화될 수 없고, 피고가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원심의 이 부분의 설시이유가 적절하다고 할 수 없으나 이 사건 결과에 영향이 없다.

따라서 반대의 입장에서 다투는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회창(재판장) 이재성 배만운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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