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1. 7. 12. 선고 90다9353 판결

대법원 1991. 7. 12. 선고 90다935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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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무효확인등][공1991.9.1.(903),2136]

판시사항

가. 근로기준법 제27조의3 의 규정이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에게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고 해서 해고를 둘러싼 쟁송에 대한 민사소송의 관할권을 박탈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나.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 해고절차의 적법성에 대한 사용자의 주장을 배척하는 과정에서 근로자가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아니한 절차상의 하자를 인정하는 것이 변론주의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다. 의료법인의 근로자들이 농성에 이르게 된 귀책의 면이 사용자측에게 더 많다고 하여 그 농성행위를 사유로 한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이 징계권의 남용이라고 본 사례

라.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권한의 범위

마. 사용자인 의료법인이 노조위원장인 근로자(간호사)에 대하여 한 부서이동명령이 정당하므로 위 근로자가 4일간이나 이에 불복한 것이나 근로자인 간호사 등이 농성하던 중 이를 제지하려던 입원환자에 대하여 상해행위를 한 것이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지속시킬 수 없는 정도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근로기준법 제27조의3 의 규정은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에게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해고를 둘러싼 쟁송에 대한 민사소송의 관할권을 박탈한 것으로 해석되지 아니한다.

나.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 해고절차의 적법성에 관한 주장 입증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법원이 해고절차의 적법성에 대한 사용자의 주장을 증거에 의하여 배척하면서 그 과정에서 근로자가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아니한 절차상의 하자를 인정하였다 하여 변론주의에 반하는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의료법인의 근로자들이 농성에 이르게 된 귀책의 면이 사용자측에게 더 많다고 하여 그 농성행위를 사유로 한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이 징계권의 남용이라고 본 사례

라.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며, 사용자에게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의 상당한 재량권이 인정되어야 한다.

마. 사용자인 의료법인이 노조위원장인 근로자(간호사)에 대하여 한 부서이동명령이 이동거리가 근거리이고 직무내용도 그대로이며 이동근무로 인하여 조합활동에 지장을 준다고 볼 사정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정당하므로 위 근로자가 4일간이나 이에 불복한 것이나 근로자인 간호사 등이 병원 식당에서 소란을 피우면서 농성하던 중 이를 제지하려던 입원환자에 대하여 상해행위를 한 것은 사용자의 부당한 조치에 대항하여 농성에 이르게 된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지속시킬 수 없는 정도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피고, 상고인

피고 의료법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용철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선정당사자) 1, 2, 선정자 1,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근로기준법 제27조의3(1989.3.29. 법률 제4099호로 개정) 의 규정은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에게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해고를 둘러싼 쟁송에 대한 민사소송의 관할권을 박탈한 것으로 해석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부적법한 것으로 전제하는 상고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해고무효확인의 소송에서 해고절차의 적법성에 관한 주장 입증책임은 사용자인 피고가 부담한다고 할 것이므로 법원이 해고절차의 적법성에 대한 피고의 주장을 증거에 의하여 배척하면서 그 과정에서 원고가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아니한 절차상의 하자를 인정하였다 하여 변론주의에 반하는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1) 선정자 3, 4, 5, 6, 7에 대한 해고무효확인 부분의 판단

원심은 그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즉 위 선정자들의 공통된 징계해고사유는 농성행위이고, 선정자 6에게는 1989.3.8.과 그 이튿날 수술실 근무 이탈행위가, 선정자 7에게는 같은 해 7.15. 이 사건 징계해고를 의결한 피고 병원의 상벌위원회에 불참한 행위가 각각 징계사유로 추가되어 있는 사실, 위 선정자들은 다른 피고 병원의 노동조합원들과 함께 일부 근무시간 중에도 환자대기실 앞 등에서 근무를 이탈하여 북을 치고 노래를 부르는 등 소란을 피우면서 농성을 한 사실, 그런데 위 선정자들이 위와 같은 농성에 이른 까닭은 피고 병원이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지 않고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마저 무시하고서 그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며, 특히 1989.5.1. 이후에는 피고 병원의 별관을 폐쇄하고서도 이곳에서 근무중이던 위 선정자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보직을 주지 아니한 채 피고 병원의 노동조합을 탈퇴하고 사직서를 제출한 근로자들만 재입사의 형식을 취하여 피고 병원에 계속 근무하게 하는 등 부당한 조치를 일삼았기 때문에 이의시정을 요구하기 위한 것인 사실, 피고 병원 이사장은 선정자 6의 수술실 근무이탈건에 대하여 위 선정자가 이틀 이내에 근무 복귀하면 이를 문제삼지 아니하고 사직서를 반려하기로 하였는데 그 후 위 선정자가 이틀 이내에 근무 복귀하여 그녀에게 사직서를 반려한 사실 등이다.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이 경험칙이나 조리에 반하는 인정을 하였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위의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선정자들의 농성행위가 바람직하지 못한 양상을 띠었던 것은 틀림없으나 그러한 농성에 이르게 된 귀책의 면이 피고에게 더 많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위 농성행위를 사유로 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 처분을 한 것은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한다 고 할 것이고, 더욱 선정자 6의 수술실 근무이탈행위 및 선정자 7의 상벌위원회 불참행위와 같은 것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는 것이므로 결국 위 선정자들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은 무효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원고(선정당사자) 1, 2, 선정자 1, 2에 대한 해고무효확인 부분의 판단

원심은 그 증거에 의하여 원고(선정당사자) 1이 피고로부터 1989.4.6. 본관 제3병동에서 별관 제1병동으로의 부서이동명령을 받고도 이에 불복한 사실과 원고(선정당사자) 2, 선정자 1, 2가 같은 해 6.2. 피고 병원 본관 식당에서 농성을 하던 중 피고의 사주를 받은 입원환자들과 몸싸움을 벌여 환자 2인에게 상해를 입힌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부서이동명령은 원고 1에게 새로운 부서에의 적응기간 동안 시간적 여유를 없애게 하는 불이익한 처분이므로 피고는 위 원고의 동의를 얻거나 적어도 사전면담을 거친 후에야 할 수 있는 것이며,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했다고 해서 이러한 행위가 징계해고 사유로 된다고 할 수 없고, 또한 원고(선정당사자) 2, 선정자 1, 2의 환자 2인에 대한 상해행위는 앞서 본 농성의 경위에 비추어 징계해고 사유까지는 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 1은 1989.4.6. 위 부서이동명령 을 받고 4.9.까지 4일간 위 명령에 불복하였음을 알 수 있는 바, 위 명령에 따라 이동되는 제3병동과 제1병동과의 거리는 약 5백미터 밖에 되지 아니하고, 그 직무의 내용도 간호사로서의 근무 그대로 이며, 따라서 피고 병원 노조위원장인 위 원고가 제1병동에서 근무한다고 하여 조합활동에 지장을 준다고 볼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며, 사용자에게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의 상당한 재량권이 인정되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 당원 1991.2.22. 선고 90다카27389 판결 참조). 그리하여 위 원고에 대한 피고의 부서이동명령은 정당하며, 위 원고가 4일간이나 이에 불복한 행위는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할 수 없는 정도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기록에 의하여 원고(선정당사자) 2, 선정자 1, 2가 환자 2인에게 상해를 입힌 경위를 보면, 위 원고와 선정자들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1989.6.2. 12:00경부터 피고 병원 본관 식당에서 북을 치고 노래를 부르는 등 소란을 피우면서 농성을 하던 중 그 날 자정이 가까워도 소란을 멈추지 아니하므로 입원중인 환자들이 소란행위를 제지하려 하자 이에 대항하여 몸싸움을 벌여 환자 2인에게 상해를 입힌 사실을 알 수 있고, 위 입원환자들이 위 원고와 선정자들의 주장처럼 피고 병원의 사주를 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

그렇다면 위 원고와 선정자들이 앞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 병원의 부당한 조치에 대항하여 농성에 이르게 된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간호사 내지 간호조무사인 위 원고와 선정자들의 신분에서 환자에 대하여 상해행위를 하였다는 것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지속시킬 수 없는 정도의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원고(선정당사자) 1, 2 선정자 1, 2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 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판시하였으니 이는 사실오인 및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이상의 이유로 원심판결 중 원고 1, 2, 선정자 1,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박우동 배석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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