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양자나 정식으로 입양되지 아니한 양자가 양자로 행세하면서 양부의 상속재산을 처분한 것이 참칭상속인에 의한 재산상속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갑이 을을 양자로 삼아 그의 집에서 양육하고 족보에 그의 아들로 등재하였으나 법률상의 입양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있던 중 갑의 내외가 사망하자 을이 갑의 사후양자로 선정된 것처럼 갑의 호적부에 사후양자입양신고를 하였다가 이에 대한 무효심판이 확정되어 위 호적기재가 말소되었는바, 을은 갑의 사후양자로 등재된 이후 갑의 양자로 행세하면서 미등기로되어있던 갑소유의 부동산을 타에 임의로 처분하였다면 을이 사후양자나 정식으로 입양되지 아니한 이상 모두 갑의 유산상속권이 없는 것이 명백하므로 을이 갑의 양자로 행세하였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982조 의 '참칭' 상속인이 될 수 없고 또한 을의 위와 같은 갑의 상속재산처분행위가 민법 제999조 의 이른바 '재산상속권침해'에 해당되지도 아니한다.
원고 1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환희
피고 1 외 5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달순
원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수원지방법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이 확정한 사실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즉, 이 사건 부동산들은 원래 원고들의 조부인 소외 1 소유의 미등기 부동산이었는데 그가 1924.12.11 사망하여 그의 아들인 소외 2가 호주상속인으로서 재산을 상속하였고 소외 2가 슬하에 딸들인 원고들만을 남기고 1936.11.12 사망하자, 소외 1의 유처인 소외 3이 호주상속을 하였다가 1957.음력 5.19 사망하자 소외 2의 처인 소외 4가 일시 호주상속을 하였다가 원고 1은 1954.6.1에 원고 2는 1957.9.25에 각 혼인하여 버리고 그들의 어머니인 소외 4 마져 1958.5.16 소외 5라는 사람과 혼인하여 버려서 원고들의 친가는 무후가가 되었는데 원고들의 할아버지인 소외 1은 생전인 1920. 경 그의 조카인 피고 1을 양자로 삼아 그의 집에서 양육하고 그의 문중에서 발간하는 족보에도 그의 아들로 등재하였으나 법률상의 입양절차를 밟지는 안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위에서 본 소외 1 내외가 사망하자 피고 1은 소외 3의 사망신고가 아직 되어 있지 아니한 것을 기화로(호적에는 1964.5.29 사망신고가되었다) 소외 3이 피고 1을 소외 1의 사후양자로 선정한 것처럼 사후양자입양신고(현행 민법 시행 이후이다)를 호적부상에 해놓았다가 법원에서 무효심판이 선고확정되어 호적기재가 말소되었는데 같은 피고는 위와 같이 소외 1의 사후양자로 입적한 이후 양자로 행세하면서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부동산들 중 일부를 소유권보존등기를 한 다음 그 설시 피고들에게 매각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게하고 나머지 일부를 미등기인 채로 원심설시와 같이 매도하여 원심설시 피고들이 소유권보존등기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을 확정한 다음 그것을 기초로 하여 판시하기를,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 1은 그 앞으로 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가 상속인임을 내세워 원고들의 상속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그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거나 그중 일부를 나머지 피고들에게 매도한 이상 피고 1은 결과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원고들의 상속권을 침해한 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원고들이 진정한 상속인임을 내세워 상속으로 인한 지분권을 주장하고 있는 이상 피고 1과 그로부터 상속재산을 매수한 나머지 피고들을 상대로 상속부동산에 관한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는 상속회복의 소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이 사건 소는 피상속인인 소외 1이 사망한 후 10년이 훨씬 지난 1984.11.21 제기되었음이 명백하므로 민법 제999조 에 의하여 준용되는 같은법 제982조 제2항 소정의 제척기간을 도과하여 제기된 부적법한 소라 할 것이다 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이미 본 원심의 확정사실을 아무리 보아도 피고 1이 상속인임을 내세워 이 사건 부동산들에 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했거나 그중일부를 다른 피고들에게 매도한 사실은 없고 다만 현행 민법 시행후에 소외 1의 양자로 행세하면서 그 와 같은 짓을 했다는 것인바, 사후양자나 정식으로 입양되지 아니한 양자는 모두 양부의 유산상속권이 없는 것이 명백하므로 양자로 행세하였다 하여도 그것이 원심이 말하는 상속인임을 내세운 것으로는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확정한 위와 같은 사실관계하에 있어서는 이 사건 미등기 부동산들은 원고들의 어머니인 소외 4가 혼인한 1958.5.16 이후에는 원고들에게 권리귀속이 되어 현행 민법 부칙 제25조, 같은법 제187조 등의 관계규정의 취의에 따라 그들명의의 소유권취득에 관한 등기절차가 아직 마쳐지지 안했다 하더라도 그에 관계없이 원고들의 소유물이 되었다 할 것이다.
이로써 본다면 피고 1은 민법 제982조 의 "참칭"상속인이 될 수 없고 또한 같은 피고 1의 원심인정의 소위가 민법 제999조 의 이른바 "재산상속권침해"에 해당되지도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원고들의 소를 부적법한 것이라고 본 것은 상속회복청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 할 것이고 이는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인정할 만한 중대한 법령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어 원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리하여 원판결을 파기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