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교환직렬, 직종의 정년을 43세로 정하고 있는 한국전기통신공사의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이 근로기준법 제5조 에 위반되는지 여부
나. 심리미진 내지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가. 근로기준법 제5조 에서 말하는 남녀간의 차별적인 대우란 합리적인 이유없이 남성 또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차별대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교환직렬직종의 정년을 43세로 정하고 있는 한국전기통신공사의 취업규칙인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단서의 규정내용이 합리적인 이유없이 여성근로자들로 하여금 조기퇴직하도록 부당하게 낮은 정년을 정한 것이라면 이는 위 근로기준법 소정의 남녀차별금지규정에 해당되어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나. 위 인사규정의 근로기준법 제5조 위반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교환직렬직종이 여성전용직종인지의 여부와 정년을 다른 직종에 비하여 낮게 정하게 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가. 근로기준법 제5조 나. 민사소송법 제187조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태영 외 3인
한국전기통신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일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61.6.1. 체신부 중앙우체국 교환원으로 임용후 1982.1.1.자로 체신부의 전기통신업무가 피고공사로 이관됨에 따라 원고도 피고공사 서울시외전화국 일반직5급 교환원으로 옮겨 근무하던중 1982.12.31. 피고공사로부터 교환원의 정년인 43세에 달하였다는 이유로 피고공사의 1982.5.20.자 개정 인사규정 제33조 제1호 및 제36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정년퇴직발령을 받은 사실, 원고와 같은 교환직렬 직원의 정년은 당초 체신부 공무원으로 재직시에는 국가공무원법 제74조 제1항 제2호 및 제2항 , 공무원임용령 제51조 제2항 및 체신현업 기능직공무원임용 및 시행세칙 제3조에 의하여 43세였던 사실, 피고공사는 발족직전인 1981.12.31. 취업규칙이라 할 수 있는 인사규정을 새로 제정하면서 동 인사규정 제2조, 제36조에서 교환직렬직원을 일반직 직원으로 분류하고, 일반직원의 정년을 일률적으로 55세로 규정하여 결과적으로 교환직렬의 정년이 55세로 된 사실, 피고공사는 1982.5.20. 위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제36조 제1항에 단서를 신설하여 그 정년을 다시 43세로 낮춘 사실, 피고공사가 발족하기 직전인 1981.12.10. 당시 원고가 소속하던 체신부와 체신노동조합은 노사협의회를 개최하고 피고공사에 전환되는 조합원의 정년은 위 체신현업 기능직공무원 임용 및 시행세칙 제3조에 정한대로 보장할 것을 합의한 사실, 그런데 피고공사는 발족시 인사규정을 제정하면서 착오로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을 55세로 규정한 사실, 피고공사로 이관된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은 1982.1.6. 피고공사 노동조합설립총회를 개최하고 그때 선출된 위원장에게 조합의 대표권, 신분보장 등 제반사항을 사용자측과 협의 결정할 수 있는 노사교섭의 대표권을 포괄수여하는 규약등을 통과시키고 같은 달 13. 노동조합법 소정의 절차에 따라 조합설립신고를 마친 사실과 위 위원장은 1982.6.28. 피고공사의 사장인 이우재와 간에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동 단체협약 제23조에서 조합원의 인사에 관한 사항은 위 1982.5.20.자 피고공사 인사관계규정에 의거 시행함을 확인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위와 같이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을 43세로 낮추는데 동의한 사실등을 인정한 다음 헌법 제10조 ( 현행 헌법 제11조 ) 제1항 에서 규정한 법앞에 평등하다는 취지는 모든 국민을 절대적으로 평등하게 대우하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인격적 가치에 있어서 평등하며 성별 또는 사회적 신분 등의 차이로 인하여 불이익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대원칙을 표시한 것으로서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금지한다는 취지이고, 구체적인 인간으로서의 개개인의 국민은 경제적, 사회적 기타 여러가지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구체적인 차이에 따른 일반사회관념상 합리적인 근거있는 차등까지를 금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위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단서는 교환직렬직원이라는 특정직종의 전체근로자의 정년을 일률적으로 43세로 규정하고 있고 위 직렬에 종사하는 여성근로자들의 정년만을 43세로 낮춘 것은 아니며 실제로 위 규정 제정당시 피고공사에는 대다수 여성들이 교환직렬직원으로 종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3명의 남성이 종사하고 있고, 그들의 정년 또한 같은 점과 당초 피고공사의 발족전 체신부 공무원으로 소속되었을 당시의 위 교환직렬직원의 정년도 43세였으며 피고공사로 이관될 때에도 노사협의를 거쳐 체신부 공무원과 같은 정도의 정년을 유지하기로 합의까지 되었었는데 피고공사 인사규정 제정시의 착오로 55세로 된 인사규정이 일시 제정시행되었으나 그 착오를 발견하고 정년을 43세로 낮춘 경위등 제반사정을 고려해 볼때, 위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단서는 위 교환직렬직종의 특수성.근로자의 수급 등 피고공사와 그 소속근로자들의 사정을 감안하여 교환직렬직원 전체의 정년을 규정한 것이라 할 것이고 그 규정의 결과로서 원고 주장과 같이 전통적으로 여성직종이었고 현실적으로도 대다수 여성이 종사하고 있는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이 43세로 되었다하여 위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단서를 가르켜 헌법 제10조 제1항 에 위반되는 남녀차별규정으로서 근로기준법 제5조 , 노동조합법 제11조 에 위반되며 원.피고간의 고용관계가 민법 제103조 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라는 원고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 은 취업규칙은 법령에 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조 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며 국적,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조에서 말하는 남녀간의 차별적인 대우란 합리적인 이유없이 남성 또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차별대우하는 것을 의미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공사의 취업규칙이라 할 수 있는 위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단서의 규정내용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차별내용을 정한 것이라면 무효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를 볼 때 원심인정과 같이 교환직렬이라는 특정직종 전체 근로자의 정년을 43세로 규정하고 있고 이 직렬에 종사하는 여성근로자들의 정년만을 낮춘 것은 아니며 교환직렬에의 취업이 여성만으로 제한되어 있지 않아서 실제로 3명의 남성근로자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공사의 교환직은 전통적으로 여성근로자로 충당되어 왔고 남녀근로자의 수나 비율을 보더라도 위 인사규정을 제정할 무렵에는 약 4,800명 가량의 교환직렬직원 가운데 남성은 불과 3명 정도였으며 그후 교환직렬직원이 7,480명으로 증가되었는데도 남성은 3명에 머물러 있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다. 이러한 사정이라면 위 근로자 3명이 취업하게 된 사정과 앞으로 남성들의 취업경향 여하에 따라서는 교환직렬 직종은 이를 여성전용직종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근로자의 거의 대부분이 여성인 위 직종에 남성근로자가 예외적으로 취업하게 된 경위와 그 근로내용 및 역할 그리고 위 직종에 앞으로도 남성근로자를 필요로 하는지 여부와 이 직종에 대한 남성들의 취업경향 등을 살펴서 교환직렬 직종이 실제로 여성전용직종인지의 여부를 가려보아야 할 것이며 만약 이를 여성전용직종으로 보아야 할 경우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직렬직종의 정년을 다른 일반직 직렬의 정년에 비하여 12년이 낮게 정하여진 것이 여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를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비록 이들 직렬에 대해서는 원심인정과 같이 과거부터 낮은 정년을 정하여 오기는 하였지만 이와 같은 사실만 가지고는 그것이 바로 여성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없는 부당한 차별이 아니라는 이유로 삼기는 어렵다고 보여지므로 이들 직종근로자의 근로내용, 이들 근로자가 갖추어야 할 능력, 근로시간, 이용자에 대한 역할, 특별한 복무규율이 필요한 여부나 인력수급사정등 이들 근로자와 피고공사에 관한 여러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정년을 그렇게 낮게 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아니면 합리적인 이유없이 부당하게 낮은 정년을 정한 것인지의 여부등을 자세히 검고해보아야 할 것이며 위의 모든 사정들을 종합하여 여성전용직종으로 보여지는데도 합리적인 이유없이 여성근로자들이 조기퇴직하도록 부당하게 낮은 정년을 정한 것이라면 이는 위 근로기준법 의 남녀차별금지규정에 해당되어 무효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교환직렬 직종이 여성 전용직종인지의 여부와 정년을 다른 직종에 비하여 현저히 낮게 정하게 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교환직렬이 남녀 모두에게 개방되어 현재도 3명의 남성근로자가 있다는 사실과 교환원에 대한 정년이 과거부터 43세로 정해져 왔다는 사실만을 적시한 다음 막연히 위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단서는 교환직렬직종의 특수성, 근로자의 수급등 피고공사와 그 소속근로자들의 사정을 감안하여 교환직렬직원 전체의 정년을 정한 것으로서 그 규정의 결과로 현실적으로 대다수의 여성이 종사하고 있는 교환직렬의 정년이 43세로 되었다 하여 위 조항 단서가 근로기준법 제5조 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심리미진과 이유불비가 있어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하였음이 명백하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