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호주 아닌 가족의 사망의 경우 호주가 그 가족의 분묘에 관한 권리를 당연취득 하는지 여부
나. 관습법과 사실인 관습의 차이
다. 관습법과 사실인 관습의 주장입증책임
라. 사실인 관습의 효력범위
마. 가정의례준칙 제13조 의 규정과 상치되는 관습법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바. 가정의례준칙 제13조 의 규정과 상치되는 사실인 관습의 효력인정 요건
1.가. 민법 제996조 의 규정은 호주 아닌 가족의 사망의 경우에는 그 적용이 없고, 호주라고 하여 그 가족이 사망하였을 경우에 그 가족의 제사상속인으로서 분묘 등에 관하여 당연히 그 권리가 귀속된다고 할 근거도 없다.
나. 관습법이란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한 사회생활규범이 사회의 법적 확신과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 승인·강행되기에 이르른 것을 말하고, 사실인 관습은 사회의 관행에 의하여 발생한 사회생활규범인 점에서 관습법과 같으나 사회의 법적 확신이나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서 승인된 정도에 이르지 않은 것을 말하는 바, 관습법은 바로 법원으로서 법령과 같은 효력을 갖는 관습으로서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한 법칙으로서의 효력이 있는 것이며, 이에 반하여 사실인 관습은 법령으로서의 효력이 없는 단순한 관행으로서 법률행위의 당사자의 의사를 보충함에 그치는 것이다.
다. 법령과 같은 효력을 갖는 관습법은 당사자의 주장 입증을 기다림이 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이를 확정하여야 하고 사실인 관습은 그 존재를 당사자가 주장 입증하여야 하나, 관습은 그 존부자체도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관습이 사회의 법적 확신이나 법적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까지 승인되었는지의 여부를 가리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므로, 법원이 이를 알 수 없는 경우 결국은 당사자가 이를 주장입증할 필요가 있다.
라. 사실인 관습은 사적 자치가 인정되는 분야 즉 그 분야의 제정법이 주로 임의규정일 경우에는 법률행위의 해석기준으로서 또는 의사를 보충하는 기능으로서 이를 재판의 자료로 할 수 있을 것이나 이 이외의 즉 그 분야의 제정법이 주로 강행규정일 경우에는 그 강행규정 자체에 결함이 있거나 강행규정 스스로가 관습에 따르도록 위임한 경우등 이외에는 법적 효력을 부여할 수 없다.
마. 가족의례준칙 제13조 의 규정과 배치되는 관습법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은 관습법의 제정법에 대한 열후적, 보충적 성격에 비추어 민법 제1조 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바. 가족의례준칙 제13조 의 규정과 배치되는 사실인 관습의 효력을 인정하려면 그와 같은 관습을 인정할 수 있는 당사자의 주장과 입증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 관습이 사적 자치가 인정되는 임의규정에 관한 것인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안희
피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 제1점 및 제3점을 함께 모아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기재에 의하면, 원심은 원래 분묘의 소유권은 관습상 제사상속인에 전속하는 권리이고 민법 제996조 의 규정에 의하더라도 분묘에 속한 1정보 이내의 금양임야와 600평 이내의 묘토인 농지, 족보와 제구의 소유권은 호주상속인이 이를 승계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본소와 같이 분묘의 철거 및 묘역에 해당하는 임야부분의 인도를 청구함에 있어서는 위 분묘에 대한 대외적 관계에서의 처분권한을 가지는 호주상속인 겸 제사상속인을 상대로 하여야 할 것인바, 원고가 철거를 구하는 이 사건 분묘는 피고의 어머니인 망 소외 1의 묘임이 당사자사이에 다툼이 없고 을 제2호증 호적등본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와 동일 가적에 있는 아버지인 소외 2가 일가의 호주로서 생존하여 있음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위 민법 법조에 의한 호주 및 제사상속인이 될 수 없음이 명백할 뿐더러 처가 먼저 사망한 경우에는 그 부가 망실의 제사를 통제하는 제주가 되는 것이 관습인 만큼 피고가 비록 위 망 소외 1의 장남으로서 위 망인의 분묘를 사실상 설치하고 이를 수호 관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에게 위 분묘의 소유권 또는 처분권한이 귀속된다고 할 수 없다하여 이 사건 분묘의 소유권이나 처분권한이 없는 피고를 상대로 분묘의 철거 및 묘역의 인도를 구하는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2. 민법 제996조 의 규정은 호주상속에 관하여 호주상속의 효력으로 분묘에 속한 1정보 이내의 금양임야와 600평 이내의 묘토인 묘지 족보와 제구외 소유권은 호주상속인이 이를 승계한다는 것으로 호주상속과 관계없는 가족의 사망의 경우에는 그 적용이 없고 호주라고 하여 그 가족이 사망하였을 경우에도 그 가족의 제사상속인으로서 분묘 등에 관하여 당연히 그 권리가 귀속된다고 할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아버지인 소외 2가 호주이므로 호주로서 그 가족의 분묘에 관한 권리를 당연히 취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민법 제1조 는 민사에 관하여 법률에 규정이 없으면 관습법에 의하고 관습법이 없으면 조리에 의한다고 규정하여 관습법 및 조리의 법원으로서의 근거를 천명하고 있으며 한편 같은법 제106조 는 법령 중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관습이 있는 경우에 당사자의 의사가 명확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관습에 의한다고 규정하여 사실인 관습의 효력을 정하고 있다.
관습법이란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한 사회생활규범이 사회의 법적 확신과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 승인 강행되기에 이르른 것을 말하고 사실인 관습은 사회의 관행에 의하여 발생한 사회생활규범인 점에서는 관습법과 같으나 다만 사실인 관습은 사회의 법적 확신이나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서 승인될 정도에 이르지 않은 것을 말하여 관습법은 바로 법원으로서 법령과 같은 효력을 갖는 관습으로서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한 법칙으로서의 효력이 있는 것이며 이에 반하여 사실인 관습은 법령으로서의 효력이 없는 단순한 관행으로서 법률행위의 당사자의 의사를 보충함에 그치는 것 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법령과 같은 효력을 갖는 관습법은 당사자의 주장 입증을 기다림이 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이를 확정하여야 하나 이와 같은 효력이 없는 사실인 관습은 그 존재를 당사자가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고 파악할 것이나 그러나 사실상 관습의 존부 자체도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관습이 사회의 법적 확신이나 법적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까지 승인된 것이냐 또는 그에 이르지 않은 것이냐를 가리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므로 법원이 이를 알 수 없을 경우 결국은 당사자가 이를 주장 입증할 필요에 이르게 될 것이다.
한편 민법 제1조 의 관습법은 법원으로서의 보충적 효력을 인정하는데 반하여 같은법 제106조 는 일반적으로 사법자치가 인정되는 분야에서의 관습의 법률행위의 해석기준이나 의사보충적 효력을 정한 것이라고 풀이할 것이므로 사법자치가 인정되는 분야 즉 그 분야의 제정법이 주로 임의규정일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률행위의 해석 기준으로서 또는 의사를 보충하는 기능으로서 이를 재판의 자료로 할 수 있을 것이나 이 이외의 즉 그 분야의 제정법이 주로 강행규정일 경우에는 그 강행규정 자체에 결함이 있거나 강행규정 스스로가 관습에 따르도록 위임한 경우등 이외에는 이 관습에 법적 효력을 부여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정된 가정의례준칙(1973.5.17 대통령령 제6680호) 제13조 는 사망자의 배우자와 직계비속이 상제가 되고 주상은 장자가 되나 장자가 없는 경우에는 장손이 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원심인정의 관습이 관습법이라는 취지라면(원심판시의 취지로 보아 관습법이라고 보여지나 반드시 명확하지는 않다) 관습법의 제정법에 대한 열후적, 보충적 성격에 비추어 그와 같은 관습법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은 관습법의 법원으로서의 효력을 정한 위 민법 제1조 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를 사실인 관습으로 보는 취지라면 우선 그와 같은 관습을 인정할 수 있는 당사자의 주장과 입증이 있어야 할 것일 뿐만 아니라 사실인 관습의 성격과 효력에 비추어 이 관습이 사법자치가 인정되는 임의규정에 관한 것이어야만 비로소 이를 재판의 자료로 할 수 있을 따름이므로 이 점에 관하여도 아울러 심리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따라서 원심인정과 같은 관습을 재판의 자료로 하려면 그 관습이 관습법인지 또는 사실인 관습인지를 먼저 가려 그에 따라 그의 적용여부를 밝혔어야 할 것이다.
4. 결국 원심은 민법 제996조 호주상속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호주상속인만이 분묘에 관한 처분권한을 갖는다고 그릇 판단하였을 뿐만 아니라 관습법 및 사실인 관습의 효력과 그 성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사실을 그릇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탓하는 상고논지는 그 이유가 있다 하겠으므로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의 필요없이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