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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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등·부당이득금반환]〈이른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최저임금법 특례 조항에 따른 최저임금의 지급을 구한 사건〉[공2018하,1540]

판시사항

[1]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 및 위 조항을 적용한 결과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근로계약 부분의 효력(무효)

[2] 신의성실의 원칙의 의미와 그 위배를 이유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한 요건 /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3] 택시 운송사업을 하는 갑 주식회사의 노사가 택시운행을 통해 벌어들인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만을 가져가기로 하는 이른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과 월급제 방식의 근로계약 중 근로자들이 개별적으로 선택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이에 갑 회사의 택시운전근로자인 을 등이 갑 회사와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을 등이 위 근로계약이 최저임금법 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갑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최저임금 등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을 등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3항 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고 한다)의 경우,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에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정하고 있다(이하 ‘특례 조항’이라 한다). 이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의2 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정해진 지급 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되,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및 ‘근로자의 생활 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하는 임금’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 최저임금법 이 특례 조항을 통해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 따라서 특례 조항을 적용한 결과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근로계약 부분은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이다.

[2]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이라고 한다)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3] 택시 운송사업을 하는 갑 주식회사의 노사가 택시운행을 통해 벌어들인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만을 가져가기로 하는 이른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과 월급제 방식의 근로계약 중 근로자들이 개별적으로 선택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이에 갑 회사의 택시운전근로자인 을 등이 갑 회사와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을 등이 위 근로계약이 최저임금법 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갑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최저임금 등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갑 회사와 을 등이 체결한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통해 을 등이 가져간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이하 ‘특례 조항’이라 한다)에서 정한 ‘생산고에 따른 임금’으로 보아야 하므로, 갑 회사는 을 등에게 이를 제외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임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고,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 중 고정급 비율을 높여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게 하고자 한 특례 조항의 입법 취지와 갑 회사가 특례 조항 시행 이후에도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유지하게 된 동기와 과정, 을 등이 갑 회사와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을 등이 특례 조항에 따라 산정한 최저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해당한다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을 등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원고(반소피고) 1 외 7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인 담당변호사 황병기)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금강운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기영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3항 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고 한다)의 경우,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에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특례 조항’이라 한다). 이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의2 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정해진 지급 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되,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및 ‘근로자의 생활 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하는 임금’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 최저임금법 이 이 사건 특례 조항을 통해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 ( 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따라서 이 사건 특례 조항을 적용한 결과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근로계약 부분은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이다.

나. 한편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이라고 한다)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가. 원심은,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들이 자신들의 의사에 따라 고정급을 전혀 지급받지 않는 이른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이후 그 근로계약이 최저임금법 에 위반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미지급 최저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2010. 7. 1.부터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의 사업장에도 이 사건 특례 조항이 적용됨에 따라 피고는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했다.

(나) 이 사건 특례 조항에 따라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사납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었는데 다수의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사납금 인상을 반대하였다.

(다) 이에 피고의 노사는 2010. 9. 30.경 택시운행을 통해 벌어들인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만을 가져가기로 하는 이른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과 월급제 방식의 근로계약 중 근로자들이 개별적으로 선택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로 하였다.

(라) 원고 3, 원고 4, 원고 5, 원고 6, 원고 7, 원고 8을 비롯한 피고의 대다수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종전과 같이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선택하였고, 2010. 10. 11. 입사한 원고 1과 2012. 4. 8. 입사한 원고 2도 피고와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2)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통해 원고들이 가져간 초과운송수입금은 이 사건 특례 조항에서 정한 ‘생산고에 따른 임금’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를 제외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임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 중 고정급 비율을 높여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게 하고자 한 이 사건 특례 조항의 입법 취지와 피고가 이 사건 특례 조항 시행 이후에도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유지하게 된 동기와 과정, 원고들이 피고와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 등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이 사건 특례 조항에 따라 산정한 최저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해당한다거나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원고들의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신 이기택 박정화(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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