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2다53995 판결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2다5399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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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법령에 명시적으로 공무원의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도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및 그 판단 기준

원고,상고인

삼원항공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장용국 외 8인)

피고,피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 내지 제3점에 대하여

가.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무원의 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인바, 여기서 '법령에 위반하여'라고 하는 것이 엄격하게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명시적으로 공무원의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데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에 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을 보호하는 것을 본래적 사명으로 하는 국가가 초법규적·일차적으로 그 위험 배제에 나서지 아니하면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을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는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근거가 없더라도 국가나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그러한 위험을 배제할 작위의무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나, 그와 같은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공무원이 관련 법령대로만 직무를 수행하였다면 그와 같은 공무원의 부작위를 가지고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였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에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의 규정이 없다면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하여 침해된 국민의 법익 또는 국민에게 발생한 손해가 어느 정도 심각하고 절박한 것인지, 관련 공무원이 그와 같은 결과를 예견하여 그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8. 10. 13. 선고 98다18520 판결 , 2001. 4. 24. 선고 2000다57856 판결 등).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 소유의 원심판결 별지목록 기재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가 하천사업에 편입되는 사정이 생겼다고 하여 이 사건 점용허가를 한 담당 공무원에 대하여 그와 같은 사정으로 인해 이 사건 점용허가가 취소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이 사건 토지에 신축한 비행장 등을 철거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을 원고에게 알려 주어 원고로 하여금 위 점용허가에 따른 비행장 설치 등으로 인한 손해를 입지 않게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이 국가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미진 또는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이 사건 토지를 하천사업에 추가로 편입시키는 사업인정을 받아 사업인정 추가를 1997. 5. 26. 관보에 고시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1997. 5. 26.자 경기도보(기록 63면)에 고시된 추가 사업인정 토지조서를 살펴보면 이 사건 토지가 하천사업 부지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고시되지 않았고, 달리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점용허가를 한 담당 공무원에 대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의 이 사건 하천사업 인정 사실을 원고에게 고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없는 이상, 실제로 이 사건 토지가 이 사건 하천사업 부지 안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관보에 고시하였는지 여부는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

따라서 상고이유 제4점의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이강국 김용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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