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작성자인 검사의 서명날인이 누락된 경우, 그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유무(소극)
[2]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의 정도
[3] 자백의 신빙성 유무의 판단 기준
[1] 형사소송법 제57조 제1항은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때에는 작성년월일과 소속공무소를 기재하고 서명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서명날인은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 관하여 그 기재 내용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담보하는 것이므로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작성자인 검사의 서명날인이 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그 피의자신문조서는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위 법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따라서 이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그 피의자신문조서에 진술자인 피고인의 서명날인이 되어 있다거나,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진정성립과 임의성을 인정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는 범죄사실의 전부 또는 중요 부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아니하더라도 피고인의 자백이 가공적인 것이 아닌 진실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족할 뿐만 아니라,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보강증거가 될 수 있다.
[3] 피고인의 제1심법정에서의 자백이 항소심에서의 법정진술과 다르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증명력 내지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가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형사소송법 제309조 소정의 사유 또는 자백의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2]
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도2084 판결(공1998상, 17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8도159 판결(공1998상, 1116),
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도2890 판결(공1999상, 275),
대법원 1999. 3. 23. 선고 99도338 판결(공1999상, 810),
대법원 1999. 8. 24. 선고 99도1858 판결(공1999하, 1988),
대법원 2000. 12. 8. 선고 99도214 판결(공2001상, 316) /[3]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도120 판결(공1994상, 1035),
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도1587 판결(공1995상, 136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8도159 판결(공1998상, 1116),
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2605 판결(공1999상, 322),
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도5023 판결(공2000상, 1118)
피고인
일신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동환 외 1인
수원지법 200 1. 7. 9. 선고 2001노1041 판결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77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각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증거능력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57조 제1항은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때에는 작성년월일과 소속공무소를 기재하고 서명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서명날인은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 관하여 그 기재 내용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담보하는 것이므로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작성자인 검사의 서명날인이 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그 피의자신문조서는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위 법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따라서 이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그 피의자신문조서에 진술자인 피고인의 서명날인이 되어 있다거나,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진정성립과 임의성을 인정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에 관한 공소사실을 자백한 검사 작성의 제4회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506-513면)에는 진술자인 피고인과 참여자인 검찰주사보의 서명날인만이 되어 있을 뿐 작성자인 검사의 서명날인이 누락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이는 공무원이 작성한 서류로서의 효력이 없는 것으로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피고인이 제1심법정에서 그 성립의 진정과 임의성을 인정하였으므로 그 증거능력이 곧바로 부인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뒤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그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점에 관한 공소범죄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사법경찰관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제1심 및 원심에서 사법경찰관(송용석)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진술조서(수사기록 320-330면)는 증거로 제출되지 아니하여 그에 관한 증거조사를 실시하지도 아니하였고, 제1심판결 및 원심판결도 이를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거시하고 있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채증법칙 위배, 사실오인 및 심리미진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증거들(단, 위에서 거시한 증거능력 없는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제외함)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평소 글씨체와 다른 필체로 형사민원사무처리부의 기재 내용을 변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필적감정결과 위 형사민원사무처리부의 기재 필적과 피고인의 평소 필적인 시필 필적이 동일한 것이 아니라고 판명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공소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함에 있어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이 사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공소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조치를 유지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원심이 피고인이 신청한 필적감정 신청내용 중 일부에 대한 감정을 실시하지 아니하였거나, 피고인의 필적과 위 형사민원사무처리부의 필적에 관하여 재감정을 실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심판결에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자백의 보강증거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는 범죄사실의 전부 또는 중요 부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아니하더라도 피고인의 자백이 가공적인 것이 아닌 진실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족할 뿐만 아니라,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보강증거가 될 수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8. 3. 13. 선고 98도159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제1심법정에서 이 사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공소범죄사실을 모두 자백한 사실, 이에 관하여 제출된 증거자료 중 형사민원사무처리부에 피고인이 변조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은 제1심에서 위 증거자료를 증거로 함에 동의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위 형사민원사무처리부는 피고인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로 삼기에 족하다 할 것이고, 원심의 필적감정결과 피고인의 평소 필적과 위 형사민원사무처리부에 기재된 필적이 서로 다른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하여 위 형사민원사무처리부가 증거능력 또는 증명력이 없어 보강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위 형사민원사무처리부를 증거로 채용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조치를 유지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자백의 보강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자백의 증명력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피고인의 제1심법정에서의 자백이 원심에서의 법정진술과 다르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증명력 내지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가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형사소송법 제309조 소정의 사유 또는 자백의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 3. 13. 선고 98도159 판결, 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260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법정에서 이 사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범죄사실을 자백하였다가 원심법정에서 이를 부인하고 있는바, 이 사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범행 당시 피고인은 자신에게 배당된 형사사건 중 여러 건을 기한 내에 처리하지 아니하고 계속 무단방치하고 있다가 사건관련 진정인들의 항의를 받는 등 궁지에 몰려 있 던 중 무단방치하고 있던 사건 중의 하나인 피의자 박용재 등에 대한 진정사건을 마치 다른 경찰서에 이송한 것처럼 형사민원사무처리부에 기재하였다는 제1심법정에서의 자백은 그 내용에 있어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고, 달리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검찰 수사 당시 자백을 하면 집행유예로 석방될 수 있다는 등의 회유나 협박 등을 당하였다거나, 동료 경찰관들에게 피해를 주지 아니할 목적으로 사실과 다른 자백을 하였다는 등 그 자백을 하게 된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만한 상황이 있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고, 앞서 본 원심의 필적감정결과도 위 자백과 모순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자백의 증명력이나 신빙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5. 나머지 상고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은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원심판결 전체에 대하여 상고한다는 취지의 기재를 하였으나, 상고이유서에서는 앞서 본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공소범죄사실에 대하여만 상고이유를 제출하고 있을 뿐, 그 나머지 점에 대하여는 상고이유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80조에 의하여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할 것이나, 편의상 판결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한다.
6.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77일을 본형에 산입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