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도1696 판결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도169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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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

판시사항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93조 제1항 소정의 배부행위의 의미 및 요건

[2]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1조 단서 조항을 같은 법 제93조 제1항에 유추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군수 후보자 합동연설회장에서 유인물을 교부한 행위가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4] 법률의 착오에 관한 형법 제16조의 규정 취지

[5] 법률의 착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6]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93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93조 제1항의 배부행위라 함은 같은 조항에 규정된 문서·도서 등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부하는 행위를 말하지만, 문서·도서 등을 개별적으로 어느 한 사람에게 교부하였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다수인에게 그 문서·도서 등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교부행위의 요건은 충족된다.

[2]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1조 단서는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같은 조 본문의 후보자 등 비방죄에 대한 위법성조각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바, 같은 법 제251조 본문의 입법취지는 후보자 등에 대하여 명예를 훼손하는 위법행위를 규제함으로써 후보자 등의 명예를 보호함과 아울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함에 있음에 반하여, 같은 법 제93조 제1항의 입법취지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에 규정된 방식에 의하지 아니한 절차적 측면에서의 탈법행위에 의한 선거운동을 규제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함에 있는 만큼 그 입법취지가 서로 다르고, 이 두 조항이 규제하는 행위의 시기, 대상, 행위태양 또한 서로 다르므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1조 단서 조항을 같은 법 제93조 제1항에 유추적용할 수 없다.

[3] 형법 제20조에서 말하는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가리키는바, 피고인의 이 사건 유인물 교부행위는 형법 제20조에서 말하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물론,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93조 제1항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그 행위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사회생활관계상 통상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행위인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한 행위'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형법 제20조에서 말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

[4]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5] 법률의 착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6]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93조 제1항이 선거와 관련하여 그에 정한 행위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보장하여 선거관계자를 포함한 선거구민 내지는 국민 전체의 공동이익을 위한다는 합목적적 제한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그 제한은 참된 의미에서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의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폐해 방지를 위하여는 일정 기간 그와 같은 행위를 금지하는 것 외에 달리 효과적인 수단을 상정하기 어렵고, 특히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라는 전제 아래 그 제한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수단의 상당성 내지 적정성이 인정되며, 이러한 제한은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조치이자 불가피한 규제로서 최소 침해의 원칙에도 위반되지 아니하고, 보호되는 공익과 제한되는 표현의 자유,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과의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도 볼 수 없어 균형의 원칙에도 어긋나지 아니하므로, 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로써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 언론의 자유가 전혀 무의미해지거나 형해화된다고 단정할 수 없어 그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는 볼 수 없으며,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93조 제1항은 행위주체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도 가하고 있지 않으므로, 일반인들과 비교하여 또는 현직 의원들과 비교하여 선거운동에서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다.

참조판례

[3]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764 판결(공1986, 3159),

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도2118 판결(공1997하, 3914),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공2000상, 1345),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공2001상, 813) /[4]

대법원 1995. 8. 25. 선고 95도1351 판결(공1995하, 3312),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도3409 판결(공1997상, 1694),

대법원 1998. 6. 23. 선고 97도1189 판결(공1998하, 2035),

대법원 1998. 10. 13. 선고 97도3337 판결(공1998하, 2720),

대법원 2000. 8. 18. 선고 2000도2943 판결(공2000하, 2041),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도3051 판결(공2000하, 2271),

대법원 2001. 6. 29. 선고 99도5026 판결(공2001하, 1791) /[6] 헌법재판소 200 1. 8. 30.자 99헌바92, 2000헌바39, 2000헌마167·168·199·205·280(병합) 결정(헌공60, 825)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택균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4. 11. 선고 2000노14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채증법칙 위배 및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93조 제1항의 '배부행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선거법'이라 한다.) 제93조 제1항의 배부행위라 함은 같은 조항에 규정된 문서·도서 등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부하는 행위를 말하지만, 문서·도서 등을 개별적으로 어느 한 사람에게 교부하였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다수인에게 그 문서·도서 등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교부행위의 요건은 충족되는 것이다.

관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유인물을 작성하여 110여 장을 복사한 다음, 양평군수 후보자 합동연설회장인 양평초등학교 입구에서 평소 안면이 있는 공소외 양성구에게 읽어보라고 교부하였고, 곧이어 장소를 옮겨 양평초등학교 운동장 내 합동연설회장 연단 좌측에서 성명불상의 젊은 사람에게 이 사건 유인물을 교부하다가 적발되었으며, 적발 당시 남은 유인물 108장이 압수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를 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배부행위로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선거법 제251조 단서 규정의 유추적용 및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선거법 제251조 단서는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같은 조 본문의 후보자 등 비방죄에 대한 위법성조각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바, 선거법 제251조 본문의 입법 취지는 후보자 등에 대하여 명예를 훼손하는 위법행위를 규제함으로써 후보자 등의 명예를 보호함과 아울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함에 있음에 반하여, 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입법 취지는 선거법에 규정된 방식에 의하지 아니한 절차적 측면에서의 탈법행위에 의한 선거운동을 규제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함에 있는 만큼 그 입법 취지가 서로 다르고, 이 두 조항이 규제하는 행위의 시기, 대상, 행위태양 또한 서로 다르므로, 선거법 제251조 단서 조항을 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유추적용할 수 없다.

한편, 형법 제20조에서 말하는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가리키는바(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이 사건 유인물 교부행위는 형법 제20조에서 말하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물론, 앞서 본 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그 행위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사회생활관계상 통상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행위인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한 행위'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형법 제20조에서 말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선거법 제251조 단서의 유추적용 및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01. 6. 29. 선고 99도502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한 내용은 선거에 즈음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사건 유인물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배부한 경우 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질의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피고인이 억울하게 연고도 없는 남양주시로 전출발령을 받은 것에 대하여 동료나 지인에게 구두답변을 대신하여 그 경위를 기재한 유인물을 교부하는 경우에 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질의한 것이고, 선거관리위원회가 회신한 내용도 그러한 행위는 선거법의 적용대상이 아니거나 선거법상 후보자 비방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에 불과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 내지 자문을 한 후 이 사건 유인물을 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피고인의 범행은 형법 제16조에서 말하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형법 제16조에 정한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위헌성에 대하여

선거법 제93조 제1항이 선거와 관련하여 그에 정한 행위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보장하여 선거관계자를 포함한 선거구민 내지는 국민 전체의 공동이익을 위한다는 합목적적 제한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그 제한은 참된 의미에서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의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폐해 방지를 위하여는 일정 기간 그와 같은 행위를 금지하는 것 외에 달리 효과적인 수단을 상정하기 어렵고, 특히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라는 전제 아래 그 제한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수단의 상당성 내지 적정성이 인정되며, 이러한 제한은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조치이자 불가피한 규제로서 최소 침해의 원칙에도 위반되지 아니하고, 보호되는 공익과 제한되는 표현의 자유,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과의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도 볼 수 없어 균형의 원칙에도 어긋나지 아니하므로, 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로써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 언론의 자유가 전혀 무의미해지거나 형해화된다고 단정할 수 없어 그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는 볼 수 없으며, 선거법 제93조 제1항은 행위주체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도 가하고 있지 않으므로, 일반인들과 비교하여 또는 현직 의원들과 비교하여 선거운동에서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다(헌법재판소 2001. 8. 30.자 99헌바92 결정 등 참조).

같은 취지에서 선거법 제93조 제1항이 위헌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선거법 제93조 제1항의 위헌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주심) 변재승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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