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법 1985. 3. 21. 선고 84나983 제4민사부판결 : 상고

대구고법 1985. 3. 21. 선고 84나983 제4민사부판결 : 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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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청구사건][하집1985(1),221]

판시사항

예금주가 은행소정의 금리외에 예금유치인등을 통하여 추가금리를 지급받기로 약정한 경우의 예금계약의 성부.

판결요지

예금주가 예금에 있어 대가로 은행소정의 금리외에 예금유치인 등을 통하여 추가금리를 지급받기로 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은행직원과 예금유치인들 간에 은행의 예금고를 높임으로써 그 은행의 직원이 실적을 올리는 한편 예금유치인이 같은 은행으로부터 대출상의 특혜를 받기 위한 방편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예금주에게 통장이 전달된 이상, 예금주와 은행간의 예금계약의 성립을 부인하여 이를 단순한 예금주와 유치인간의 대차관계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 피항소인

원고

피고, 항소인

피고 은행

주문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1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83. 8. 2.부터 이사건 소장송달일까지는 연 1푼 8리,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는 판결 및 가집행 선고.

항소취지

원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이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는 판결.

이유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갑 제8호증, 을 제1호증의 6 내지 8, 11, 34, 36, 37, 40,42, 을 제5호증의 2, 3, 10, 12, 13, 18, 20의 각 기재, 원심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소외 삼보증권주식회사 부산지점에 구좌를 개설하고 증권거래를 하여 오던중 그 지점장 소외 3의 소개로 만난 소외 3으로부터 피고 은행 부산진지점에 예금을 권유 받고 1983. 8. 1. 위 소외 3에게 금 120,000,000원을 원고의 명의로 위 지점에 예금을 위임함으로써 이에 위 소외 3은 그 직원인 소외 1에게 위 소외 3을 만나 원고가 요구하는 바와 같은 예금을 하고 통장을 받아오라고 지시하고 위 소외 1은 그 지시에 따라 위 부산진지점 부근 일광다방에서 위 소외 3을 만나 위 금 120,000,000원과 원고의 인장을 건네주자 그 자리에 같이 있던 소외 4가 위와 같은 전전위임에 따라 위 소외 3으로부터 위 돈과 인장을 받아 그 다음날 원고 명의로 금 120,000,000원의 온라인 보통예금을 하고 컴퓨터 단말기로 인쇄된 온라인 보통예금통장을 발급받아 위 소외 1에게 건네주어 결국 원고에게 위 통장이 교부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 제1호증의 11, 34, 37 및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부분은 믿을 수 없고 그밖의 반증이 없으므로 위 예금계약은 소외 4가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와 체결한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먼저 피고는 위 예치금 120,000,000원은 원래 소외 4가 원고로부터 동액을 월 2푼의 이자약정 아래 차용함에 있어 단지 원고와의 간에 형식상 위와 같은 소비대차 거래에 대한 증표로 삼기 위하여 일단 원고명의로 된 예금통장을 발급받아 교부하였던 것에 불과하고 원고 자신이 피고 은행에 대한 예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실질상 예금주는 어디까지나 소외 4이니 만큼 형식상 원고가 예금주로 된 피고와의 예금계약은 위 소외 4를 통하여 피고 은행 사이에 이루어진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에나온 각 증거,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12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소외 4는 타이어 판매상을 경영하던 사람으로 피고 은행으로부터 대출의 편의를 얻기 위하여 피고 은행에 예금을 조성해 주기로 하고 피고 은행대리 소외 5, 소외 6 등과 간에 1983. 2. 경부터 은행에서 지급하는 금리이외에 월 1푼 5리 또는 그 이상의 비율에 의한 이자를 자기가 부담하면서 이 사건 예금 당시까지 약 50억 내지 60억원에 이르는 예금을 유치해 왔던 자로서 원고 또한 이 사건 보통예금을 하기 직전인 같은해 7. 말경에 이미 위 소외 3, 소외 1등을 시켜 피고 은행에 원고 및 소외 7, 소외 8등 3인명의로 도합 금 2억원을 예금한바 있었는데 그때나 이 사건 예금에 있어서나 모두 소외 3등 예금 유치인을 통하여 은행 소정의 금리 외에 월1푼 5리의 추가금리를 지급받기로 하였던 사실은 이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설사 예금주가 예금에 있어 댓가로 은행소정의 금리외에 예금유치인등을 통하여 추가금리를 지급 받기로 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은행직원과 예금유치인들간에 은행의 예금고를 높임으로써 그 은행의 직원이 실적을 올리는 한편 예금유치인이 같은 은행으로부터 대출상의 특혜를 받기 위한 방편으로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예금주에게 통장까지 전달된 이상 위와 같은 점만을 들어 예금주와 은행간의 예금계약의 성립을 부인하여 이를 단순한 예금주와 유치인간의 대차관계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고 그 밖에 달리 이사건에서 문제된 예금이 일단 소외 4에게 대여된 금원으로서 실질상 예금주인 같은 소외인이 편의상 위에서 본바와 같이 전전위임의 형식을 취하여 원고 명의를 사용한 것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예금에 있어 원고와 소외 4간에 실질상 대차관계가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원고가 단지 명의인으로서 위 소외 4를 통하여 피고은행과의 간에 예금계약상의 권리가 없음을 상호 통모하였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받아들일 것이 되지 못한다.

피고는 다시, 가사 원·피고간에 위 예금계약이 유효하게 성립되었다 하더라도 피고 은행에 금 50억원 이상의 거액을 유치한 예금주이고 위 금 120,000,000원을 피고 은행창구에 와서 직접 예입한 위 소외 4가 피고 은행에 신고된 원고의 인장과 동일한 인영이 날인된 예금청구서에 암호까지 기재하여 위 예금인출을 요구하므로 피고는 위 소외 4를 실제 예금주인 것으로 믿고 피고 은행 규정에 따라 편의 취급으로 이례거래 기록부에 기재까지 한 뒤 위 예금을 인출하여 주었으니, 이는 예금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선의무과실의 지급으로서 유효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예금반환채무는 소멸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1호증의 10, 11, 32, 34, 36, 37, 40, 42,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6호증의 각 기재(단 뒤에 믿지 아니하는 부분제외)에 의하면 소외 4가 이 사건 예금을 함에 있어 원고 몰래 예금청구서에 이 사건 예금을 하기 위하여 받아 소지하고 있던 원고의 인장을 미리 찍어 놓고 이를 피고 은행 부산진지점 예금담당대리인 소외 9에게 보관시켜 놓았다가 이틀후인 같은해 8. 4.예금통장도 없이 위 부산진지점에 찾아가 위 예금청구서에 금액, 년 월 일등을 기재하여 위 소외 9에게 원고 명의의 위 예금 1억 2천만원의 인출을 요청하자 위 소외 9는 예금주인 원고에 대하여 아무런 확인절차도 취하지 아니한 채 위 예금을 인출해 준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각 증거 및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3호증, 갑 제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가입한 피고은행의 보통예금약관에는 예금을 인출할 때에는 피고 은행 소정양식의 청구서에 금액과 년월일을 명기하고 미리 신고한 암호를 기재한후 통장을 함께 제출하도록 되어 있어 무통장 지급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다만 내규로서 잘 아는 거래처로 예금주 본인임이 확실한 경우에 한하여 영업점장의 사전결제를 받아 무통장 청구에 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뿐인데 위 소외 9는 그러한 사전결제도 거치지 아니한 채 위 소외 4의 무통장 청구에 응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일부 어긋나는 을 제1호증의 10, 11, 32, 34, 36, 37, 40 및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일부는 믿지 아니하며 달리 위 인정을 뒤집을 증거가 없는바, 특단의 사정이 없는 이상 예금대리인에게 이를 인출할 권한까지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예금반환청구서의 작성 보관경위, 반환청구시기에다가 만약 위 소외 4가 예금의 인출권한이 있다고 한다면 예금당시 그가 위와 같이 백지예금청서에 미리 도장을 찍어 은행에 보관시켜 놓았다가 통장 없이 인출을 요구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에 속하는 것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통예금도 비록 위 소외 4가 위 돈을 가지고 와서 예금하였다 하더라도 위 소외 9로서는 이 역시 소외 4의 예금유치활동의 일부일뿐 그가 실제 예금주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위 소외 4가 이 사건 이전부터 고액 예금주로서 예금유치실적이 있었다거나 그 예금청구서에 찍힌 인영이 앞서 본 바와 같은 경위로 이미 은행에 계출되어 있는 원고의 인영과 같은 것이었다는 점만으로 위 소외 4가 위 예금을 수령할 권한이 있다고 믿은데 과실이 없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니, 피고가 이 소외 4에게 위 예금을 반환하여 준 것이 채권의 준 점유자에 대한 선의, 무과실의 변제로서 유효하다는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없음에 돌어간다.

피고는 끝으로, 가사 원고가 이 사건 예금의 진정한 예금주라고 할지라도 원고는 위 소외 4와 공모하여 소외 4의 이 사건 예금인출 기망행위에 적극 가담하였거나,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는 자신이 예금주임을 피고 은행에 표시하거나 예금주로서 행동하는등 예금거래상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예금주로서의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잘못이 있고 그 결과 피고 은행의 직원인 위 소외 9로 하여금 원고 아닌 위 소외 4를 예금주로 믿고 이 사건 예금 1억 2천만원을 인출해 주도록 함으로써 피고 은행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으니, 원고는 위와 같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 소외 4와의 공동불법행위로 피고 은행에 끼친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는 이 손해배상채권으로 원고의 이 사건 예금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진정한 예금주 아닌 위 소외 4가 예금주임을 가장하여 이 사건 예금을 인출하는 행위에 원고가 고의로 가담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위 예금인출로서 피고 은행이 손해를 입었다 한들 이는 오로지 예금주임을 가장한 위 소외 4의 기망행위 또는 위 소외 4가 예금주 아님을 알았거나 알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위 예금을 인출해준 피고 은행직원인 위 소외 9의 고의 또는 과실에 기인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스스로 예금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대리인을 내세워 예금을 하고 미리 피고은행에 대하여 소외 4에게 인출권한이 없음을 적극적으로 고지 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이로써 원고에게 예금주로서 통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무슨 과실이 있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니, 원고에게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상계 주장도 받아들일 것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예금 1억 2천만원 및 예금일인 1983. 8. 2.부터 위 예금반환청구일로 보아야 할 이사건 소장송달일인 1983. 10. 26.까지는 다툼없는 약정 이율인 연 1푼 8리의 비율에 의한 이자,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보태어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니(피고가 이 사건 채무의 존재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므로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이율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내에서 이유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기각할 것인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항소는 이유없으므로 기각하며 항소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근완(재판장) 성기창 이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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